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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청개구리가 몇 개의 알을 낳는지 궁금하지 않니?

 켁켁켁 우는 청개구리는 몇 개의 알을 낳을까?

 

갱상도사람개구리

 

불타는 금요일, 손전등을 들고 논 어둠을 탔다.

 

  4월30일 금요일, 사람들이 말하는 불금이다. 나에게도 불금은 누군가를 만나는 날이다. 저번 주에 비가 내려 논 고랑에 물이 고였다.  참개구리와 청개구리 신방이다. 불타는 금요일 손전등을 들고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논으로 갔다. 

 

청개구리에게 울음 소리는 권력이다.

 

우는 청개구리는 수컷이다. 목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치밀한 작업이다. 어떤 청개구리는 암컷이 오기 편한 웅덩이에서 울고, 어떤 수컷은 눈두렁에서 운다. 먼저 크게 울기도 하고, 다른 수컷이 울기 시작하면 가만히 있다가 다른 수컷 울음소리가 잦아 들면 그 때 힘껏 우는 놈도 있다.

 

  다른 수컷의 울음 소리에 지지 않으려고 울다 보니 함께 우는 떼창이 된다. 수컷은 울음 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청개구리에게 우렁찬 목소리는 돈이고 권력이다.

 

 

[울고 있는 청개구리 수컷, 무우무하고 우는 소리는 무당개구리 우는 소리]

 

 

자연을 배우는 방법은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적당히 논물을 머금은 논 흙에 장화가 푹푹 빠진다. 장화 빼는 소리에 놀란 청개구리와 무당개구리 울음소리가 뚝 끊어졌다. 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가 가만히  청개구리가 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사람들이 나를 귀신으로 착각하지 않을까?' 자연을 배우는 첫번째 방법은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어둠 속에 있으면 있지만 없는 존재다. 묘한 느낌이다.

 

10여분 조용해 지자 청개구리가 울기 시작했다. 청개구리는 아직 겨울 옷을 벗지 못했다. 몸 색이 갈색이다.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면 근사한 여름 옷을 갈아 입는다.

 

 

 

청개구리 울음 소리가 큰 이유가 있다.

 

 울음 주머니의 변화 모습이다. 청개구리는 울음 주머니가 턱 아래에 있다. 종마다 울음 주머니 위치가 다르다. 덩치가 작은 청개구리가 왜 울음 소리가 큰지 울음 주머니를 보면 알 수 있다. 울음 주머니가 크고 잘 발달되어 있다.

 

 

 

짝짓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기적이다.

 

 짝짓기에 성공한 청개구리 한쌍을 만났다. 어둠 속에서 짝을 찾은 청개구리 눈이 빛난다.  수백개의 알에서 올챙이로 살아 남는 것도 쉽지 않다.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기는 더 어렵다. 성체가 되어서 짝짓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 알에서 개구리가 성장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인데, 짝짓기 까지 성공했다는 이것은 기적이다. 얼마나 좋을까?

 

 

 

청개구리 알 받기에 성공했다.

 

청개구리 한쌍에게 특별한 신혼방을 만들어 주었다. 청개구리가 낳은 알의 수는 늘 궁금했다. 참개구리와 도롱뇽도 이렇게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산란장을 선택하는 것은 어미가 해야 할 첫번째 역할이다. 산란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알을 낳지 않는다. 산란장을 만들었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다.  

 

4월 28일 토요일 아침, 깜짝 놀랬다.

하룻밤 사이에 청개구리가 알을 낳았다. 산란장이 맘에 들었기 때문일까?  까만 알들이 보인다.

 

 

 

 

청개구리는 몇 개식 알을 붙인다.

 

사람들은 개구리 알을  모두 ' 큰 덩이 형태'를 생각한다. 개구리는 종류마다 알덩이 모습이 다르다. 덩이 형태로 알을 낳은 무리도 있고, 몇 개씩 바닥이나 주변에 붙이는 무리도 있다. 청개구리는 몇 개의 알들이 붙어있는 형태다.

 

  아래 사진이 야외에서 관찰되는 청개구리의 알덩이 모습이다. 몇 개가 물 속 수초에 붙어 있다. 이런 형태라서 청개구리가 몇 개의 알을 낳은건지 알 수 없다. 짐작도 할 수 없다. 늘 궁금했는데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유리 어항 신혼방에는 알들이 어떻게 붙어 있을까? 야외에서의 관찰과 다르지 않다. 넣어 준 풀 줄기와 묵은 나뭇잎에 붙어 있다. 일부 알들은 논에서 처럼 바닥에 있다.

 

 

청개구리 알은 어떤 모양일까?

 

청개구리 알도 다른 알들과 구조가 비슷하다.  한개의 알들이 독립된 우물질로 보호 되고 있고 이 우물질 들이 서로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우물질의 점성이 매우 약하다. 알의 색은 다른 개구리 알들에 비해서 갈색이다. 검정색이 아니다.

 

 

 

 

청개구리 알은 얼마나 클까?

 

작은 청개구리가 낳은 알들을 얼마나 클까? 자를 넣고 측정해 보았다. 작다. 1mm 정도다. 우리나라가 개구리 알 중에서 가장 작다.

 

 

 

청개구리는 몇 개의 알을 낳았을까?

 

몇 개일까? 이렇게 세고 저렇게 헤아려 보지만 헷갈려서 불가능하다. 어찌 할까 궁리를 하다가. 사진을 찍어 사진 속에서 세어 보았다.  늘 있는 일이 있는것도 아니다. 정확하고 꼼꼼하게 알을 헤아려야 한다.

 

 

 

청개구리 알을 세어 보았다. 

 

세기 전에 세기 순서를 정했다. 풀잎 주변에 붙은 알, 나뭇잎 가장 자리 밖에 붙은 알, 나뭇잎 위에 붙은 알 수으로 세기로 했다.

 

 

첫번째 풀잎 주변부터 헤아렸다. 백단위로 숫자 색을 달리했다. 십단위는 붉은 색, 백단위은 푸른색, 이백단위는 노란색, 삼백단위는 하늘색으로 표시를 했다.

 

 

컴퓨터로 확대해서 알을 세고 번호를 넣었다. 세도 세도 끝이 없다. 백을 넘고 이백이 넘어서 삼백, 생각 보다 낳은 알들이 많다. 삼백개 안 쪽일 줄 알았는데 삼백개가 넘었다.

 

 

숫자가 너무 작어서 마지막 알 헤아린 알 위치가 안 보인다. 다시  고생해서 숫자를 넣었다.

 

 

정확하게 380개다. 생각 보다 훨씬 많은 알을 낳았다.

청개구리 암컷 배속에 300개 이상의 알을 품고 있다.

 

 

마지막 숫자, 380 번호를 넣으면서 온 몸에 작은 전기가 흘렀다. 유리 어항에 알을 낳아 준 청개구리가 너무 고맙다.

 

 

 

못자리 논에 청개구리 알을 방생하다

 

아침에 청개구리가 좋아하는 못자리 논 웅덩이에 방생을 했다.

"고맙다. 청개구리야."

"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께"

 

 

 

 쿵쿵쿵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