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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쿵쿵쿵 교육이야기

학교가 뭐하냐고 묻는 당신

학교는 촘촘한 거미줄이다. 코로나19가 사회에 딱 붙어 있는 학교를 강하게 당기고 있다. 학교는 거미줄처럼 온전하게 제 기능을 유지하게 위해서 전체 모양이 변형 중이다. 

 

 학교는 밖에서 보면 성냥갑 네모난 학교처럼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하는 단순한 구조로 보이지만, 내부는 거미줄보다 더 촘촘한 모세혈관처럼 연결된다. 학교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 속에서 촘촘한 모세혈관이 쉼 없이 무엇인가 나르고 있다.

 

 

 

택배원이 된 선생님

 

행정실 앞이 배달된 박스로 산이다40여명 선생님들이 박스를 분리해 새로운 박스를 만든다. 작은 박스에는 음식과 쌀, 라면 등 학생들에게  배달될 복지 지원품을 담았다. 복지 구호 물품 80개, 이게 끝이면 좋으려 만, 박스를 오후에 싣고 학생들 집 앞까지 배달을 간다. 19층 아파트 엘레베이트가 고장 나서 걸어 올라간 방**선생님, 다행이다. 이분은 촌각이다.

 

 

 첫 배달에는 집을 못 찾아 힘들었다.  몇 번의 경험 후 선생님들은 유능한 택배원으로 변했다.  배달된 물건을 환하게 반겨 주는 분들은 없다. 집에 문 앞에 놓고 확인샷을 찍어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택배 아저씨 일은 정리된다.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은 이 상자 만들어지고 배달되기까지 숨어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을까? 택배 상자에 많은 것을 담았지만 그 속에 담지 못한 교사들 고민과 수고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선생님 맘도 학습꾸러미가 되어 배달됩니다.

 

2차 개학 연기가 발표 되자 조금 빨리 선생님들을 재촉해 온라인 학습 플랫품을 만들었다. 그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을 누군가는 할지 모르지만,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니다.

 

코로나 19라는 특별한 환경 속에서 교사들은 새로롭게 몇 가지를 확인했다. 교사로서 가르치는 책무성, 교사들 사이의 협업과 민주적 의사 소통, 이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현장에서 한 땀 한 땀 문제에 맞섰다.

 

 

 

 

도서관 책 학습 꾸러미에 넣어서 배달 해도 되나요?”

, 당연하죠?”

 짭은 말로 말을 받았지만 맘이 쿵한다. 한반에 30명이 되는데 그 책을 학생들 수준에 맞게 선별하고 넣어서 배달했다.

 

우리학교 1-2학년 군  선생님들은 학습 꾸리미를 3월부터 배달을 시작했다.  오는 걸음에 회수해서 학교에서 정리해서 다시 피드백을 제공한다. 1-2학년 저학년은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지원했다. 우리 학교 학습 꾸러미가 익숙해질쯤, 교육부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습 꾸러미 준비도 만만치 않다.  입학 전이라서 학생 정보를 확인 못해서 안절 부절, 집 주소를 얻기 위해서 동분 서주, 학습 꾸리미에 대한 반응이 없는 집과 아이들이 있어 가슴을 졸였고, 휴업이 길어지면서 그 속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 모여 협의하고 만들고 출력하고 배송하고, 이렇게 학습 꾸러미가 만들어진다. 

 

 

 

1학년 입학 선물은 마스크

 

교장선생님은  봄이 가는 것을 내내 아쉬워했다.  광내나물이, 마리 꽃이, 봄까치꽃이 피고 지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못해서다. 할미꽃이 필 때는 아이들이 등교할 줄 알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교문 앞 함박꽃이 활짝 피고 질 때까지 아이들은 등교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을 담아 교장선생님께서는 온라인 개학 선물로 1학년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마스크를 입학 선물로 보냈다. 1학년 입학 선물로 마스크,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지금 현실에서 딱 어울린다. 우린 왜곡된 현실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긴급 돌봄, 학교는 연못 같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풍덩풍덩 소리가 난다. 연못은 바닥에 돌을 품고 자기 할 일을 한다. 긴급 돌봄은 학교라는 연못에 던져 지는 큰 바위 같은 일이다. 참여자가 적다고 공문이 내려왔고, 참여자를 매일 보고하라고 공문이 왔고, 왜 이런 보고를 필요한지 모르겠다. 1반이 2반이 되고 마침에 4월 중순에는 4반이 되고, 5월에는 유치원도 돌봄을 시작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순서를 정해서 지원을 하다, 방과후강사선생님 6분과 새롭게 긴급 돌봄 지원을 위한 강사 계약을 했다. 지침에 맞게 해석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부장님과 협의를 하고, 무엇이 되고 안되는지를 교육청에 다시 문의하고, 참여가능한 분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참가자들 개인 일정에 맞게 수업 시간표를 만들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분들이 운영할 자료 목록을 받고, 품의를 하고, 물건이 오면 담당 선생님께 배달을 하고, 그분들의 임금 계산 품의까지, 풍덩풍덩 연못에 돌 떨어지는 소리가 수없이 들린다. 이러다 돌덩이가 연못 바닥을 딛고 물 밖으로 나올까 걱정이다. 그만 돌이 떨어지면 좋겠다.

 

돌봄은 보육의 문제다. 교육 하는 학교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 아니다. 돌봄은 학교 구조에서 걷어내야 한다. 얼마 전 모 교육청 공무직 노조에서 교사들이 돌봄 때문에 수당 받는 것을 왜곡해 교사 집단을 난도질했다. 노동에는 품격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땀을 존중한다. 교사들이 자기를 희생하며 만들고 있는 땀방울을 모욕했다. 현실을 직관하지 못하고 자기 욕심으로 판단하는 노동조합이라면 미래는 분명하다.  

 

교사는 교육청은 공적 라이센스가 없는 집단인가?

 

코로나 19를 마주하고서야 교육의 곳곳의 맨얼굴과 맨바닥이 드러났다.

 

첫 번째 맨 얼굴은 정보화 시대의 법적 제도 보안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활짝 웃는 신명나는 동영상을 만들어서 보내 줄 수 있을 줄았다. 아이들이 그렇게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동영상편집프로그램의 저작권, 들어가는 글꼴의 저작권. 교사들 초상권과 개인정보등의 노출이 되었을 때 이것을 감당한 법적 장치가 아직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학교에서 고민하다가 교장선생님의 간단한 인사를 넣고, 여분은 학교 소개와 온라인학습 안내 동영상으로 메우고 있다.

 

두번째는 온라인 자료 부족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정보연구원은 전국단위 자료 개발 전, 정보화 연구대회, 전국방송 연구대회 등 막대한 돈을 지원하며 운영했다.  그 많은 자료들이 어디로 갔을까?  없다면 그동안 운영된 교사들이 개발된 자료 개발 운영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있는데 활용이 안된다면 그동안 교사가 개발한 자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방치했다.

 

 학교 현실에 가장 필요한 자료는 학교의 교사가 잘 안다. 자료개발 문제는 업체가 아니라 교사가 해결해야할 문제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학교 부장회와 똑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학교는 뛰어난 집단이다. 학교 관리자들은 개학 대비해서 온라인 화상회의로 대책회의를 했고, 부장님들은 자고 나면 변하는 교육청책들에 맞게 교육과정을 변화시키기 위한 대책 회의를 반복했다. 부장 협의회를 끝나고 결정된 사항을 학년군별로 전달 회의를 했다. 전달  결과에 맞게 선생님들은 각자의 역할을 분담받았다. 교무실 프린터와 복사기는 쉼 없이 돌고 있다. 스탠 플러 찍는 소리, 종이를 분류하는 소리, 온라인 학습 자료를 찾는 소리, 교무실과 교실은 새로운 소리로 가득하다.

 

한국일보사진 인용 05,07.

 

위대하고 탁월한 결정을 할 것 같았던 교육부와 교육청의 결정은 특별하지 않았다. 학교 부장님 대책 회의에서 논의했던 결과들과 다르지 않았다. 왜 스스로 해결하고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을 교육부가 교육청이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분명하는 것은 이러한 결정 구조 효율적이지 못하며 개선되어야 한다. 언론 보도 자료를 통해서 교육부의 결정을 접하는 현실은 교사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이런 모독을 멈추는 것이 교육부와 교육청이 주장하는 교육자치이고 교육 민주화다. 

 

쓸모없거나 변해야 할 것들, 빅브라더

 

교육에도 빅브라더가 등장했다. '빅브라더'는 사회학적 통찰과 풍자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소설 《1984년》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긍정적 의미로는 선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 부정적 의미로는 음모론에 입각한 권력자들의 사회통제의 수단을 말한다.

 

 [그림 네이버 검색 결과, 2020.05.07]

 

 

코라나 19는 우리 교육 시스템의 의사 결정 구조의 효율성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교육 정책과 결정에 '빅 브라드'로 교육부라는 존재, 지금 추구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 구조는 한편으로는 교육시스템의 빅 브라더스다.

 

나이스가 학교에 결합될 때 수많은 교육 집단은 '개인 정보와 존엄?'를 지키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웠다. 오죽했으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전교조를 찾아가 협상을 직접 진행했다.  이번 온라인 수업에서 이문제를 지적하는 교육집단은 이제 없다. '빅 브라더스'의 출연을  모두가 인정하는 모양이다.

 

교사들 앞에서 큰 벽 하나가 생겼다. 이 벽은 늘 현장을 가로막었던 기존의 벽과는 성질이 다르다. 기존의 벽들은 벽 뒤에 무엇이 있는 몰라서 벽을 뚫거나 벽을 넘고서 그 벽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았다. 이번 벽은 투명 유리벽이라서 벽뒤에 무엇이 있는지 교사는  알고 있다.

 

 벽 뒤의 새로운 교육 모습은 벽을 넘지 않고 여기서 해결 가능하다. 온라인 수업의 벽, 투명 벽 속에 교사들이 갇히고 있고 있다. 자기를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제 교사들 눈에도 보인다. 학교와 아이들은 선택할 곳이 넘쳐나고, 교사는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하는 현실이 다가온다. 교사는 가르치는 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교육자치, 지역 교육청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나이스를 이어 K-에듀파인이 학교 행정을 점령했다. 이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학교를 점령하려 한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학교는 빅 브라더스에 의존하게 되었다.

 

지금 현실은 한 교육 구조를 완전히 초토화시켰다. 지역교육청이다. 이번 사태에서 지역 교육청은 어떤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역교육청은 어떠한 정책을 판단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교사들은 교육부의 지침에 수용한 도교육청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서 현장을 설계했다.  

 

위급할 때 그 집단의 본성과 필요성이 들어 난다. 학교교육 본질은 아이들과 교사가 마주 앉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다. 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청에서 수행했던 다양한 사업들과 정책들은 코로나 19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청은 학교 현장을 지원한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학교를 자기 하부 단위 사업체로 운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는다는 신념으로 많은 목적 사업을 진행했다. 지역교육청도 마찬가지다. 그 돈은 마땅히 학교 운영비로 내려와 야 할 돈이다. 사업의 결정과 운영은 참여자들이 결정할 때 효율성이 높다. 결정된 목표에 참가할 참가자를 모집하는 지금을 구조는 학교를 야구 경기장 관중으로 취급한다.

 

지역교육청이 한 일이란 현장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현장에 나와서 쓸데없는 현장의 부담만 지웠다.  빅 브라더스가 출현한 새 시대에 지역교육청은 무의미하다.  '학교-지역교육청-도교육청-교육부' 구조를 더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학교-도교육청-교육부' 구조로 만들어 학교 현장의 자기 결정을 높이고 학교를 교육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자치고 교육민주화다.

 

선생님들이 뭐하냐고

 

교육부가 교사를 너무 편하게 생각한다.  휴업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공문이 아니라 언론 발표를 통해 전달한다.  손꼽아 기다렸던 이번 등교 관련 정보는 다행히 교육부 발표가 아니라 엠바고를 지키지 못한 언론 덕분에 교육부 발표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얻었다. 

 

 

코로나 19가 학교 교육 현장을 심하게 왜곡시키고 있다. 팽팽하게 짜 놓은 거미줄 한 실올이 터졌고, 누군가 이것을 길게 심하게 당기고 있다. 교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이 교육시스템 거물줄이 터지지 않도록 자기 스스로를 왜곡시키면서 교육 현장을 지키고 있다.  교육현장을 지키는 교사 집단이 유능성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가 짜놓은 교육 시스템과 구조를 벌써 터지고 파괴되었을 것이다.

 

 

선생님들이 뭐하냐고, 교사들이 몸과 역할을 왜곡시켜 터질 것 같은 교육시스템을 잊고 연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