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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가덕도사람개구리님과 함께한 가덕도 문화 생태 기행

툭 불거진 목련꽃 처럼 환한 봄날 

 

  우리는 기록하고 기억하련다. 정치적 지우개로 지워지고 구겨질 가덕도 산과 바다, 그리고 가덕도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선한 호포사피엔스 온기를 작은 점으로 남긴다. 가덕도사람개구리 강성화선생님 문화생태 해설을 들으며, 툭 불거진 목련꽃처럼 환한 봄날을 만들었다.

 

활동 안내 웹자보

 

  미래를 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잔인한 일이다. 만일 그 미래가 참담하고 고통이라면 잔인함을 더 독하다. 가덕도사람개구리님과 함께한 가덕도 생태문화 탐방은 가덕도 방파제를 넘실대는 파도처럼 흥미로웠지만, 한편으로 방파제처럼 벽만 쉼 없이 보았다.

참가자 기념 촬영. 약 3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한반도 해상 문지방 가덕도

 

  특별법으로 가덕도 신공항 개발은 시작되었다. 외양포 문화 삶 흔적들과 국수봉을 갈아 넣어 바다에 활주로를 만든다. 가덕도 외양포는 지리적으로 한반도 내륙을 접근하는 문지방이다. 어머니는 문지방이 깨끗해야 복이 있다며 가난한 집 문지방을 윤이 나도록 닦으셨는데, 가덕도 외양포 앞바다는 쉼 없이 배들이 오가는 문지방으로 배들이 오가면 바닷물을 곱게 품고 지나간다.

외양포 앞 바다.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반도 관문이다. 사진 강대경

 

 

가덕도는 일본제국주 욕망으로 가득하다.  80년전 일본 제국주의는 외양포에 사정거리 10km 내외를 가진 6개 회전식 포대 설치했다. 그 시절 최첨단 무기다.왜냐하면  가덕도 앞 바다는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에서 한반도 내륙으로 들기 위한 한반도 내륙을 넘은 문지방이다. 외양포 바다를 건너면 거제 앞 바다와 마주하는데 거제도 지심도에서 3곳의 포대가 있었다.

 

회전식 포대 흔적. 사진 강대경

 

호모 사피엔스는 생물 중에서 유일하고 자연 공간을 그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자기식으로 둘레를 변형하는 특별한 습성을 가진 생명체다. 500여명의 일본 군이 주둔했던 외양포에는 일본식 막사와 집, 삶을 위해 파 놓은 우물, 공동 화장실, 그 옛날 이곳에서 젊은 청춘을 보냈을 군인들의 삶들이 목력꽃처럼 수북수북 걸려있다.

 

우물, 6개의 우물이 있고 이것을 기초로 일본 군인 약 500여명이 주둔했다고 추척함.  사진 강대경

 

천년 숲과 가덕도 동백림 

 

마을을 돌아 국수봉 말굽이 길을 따라 동백숲으로 향했다. 모든 섬 산들은 삼각뿔처럼 쏟아 있어 굽이가 급하고 오르는 길이는 짧다. 급한 길에 숨이 찰 때쯤 정상에 다다랐고, 오가면서 털매미 껍질, 넓적배사마귀 알집, 노루귀, 현호색, 남산제비꽃들이 가덕도에 찾아온 빈객을 환하게 마중했다. 백년 숲은 소사나무 힘줄과 반딱반딱 빛나는 동백잎을 품고 숨 쉰다. 백년 동백숲에서 동백을 기념하고 새봄날을 축하는 시민 행사가이었는데, 시민들이 곳 사라질 천년숲 미래와 아픔을 기억하고 가슴에 담고 있었다.

 

#털매미. 글과 사진  참나무 손성희선생님

털매미 탈피각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감쪽같이 몸을 빼 도망하는 계략. 진지의 원형을 보존하고 군대가 여전히 주둔하고 있는 것처럼 하면 적이 감히 공격해 오지 못하게 된다. 그런 후에 주력부대를 은밀히 이동시켜 탈출한다.

 남송(南宋) 영종(寧宗) 때, 금(金)나라가 중원을 침범했다. 남송의 명장 필재우(畢再遇)는 금나라 군대를 맞아 싸워 크게 이겼다. 하지만 수적으로 우세에 있는 금나라 군대가 수만 명의 기병을 앞세워 송나라 진영을 겹겹이 포위하자, 수적으로 약세에 몰린 송나라 군대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맞서 싸우자니 적군이 너무 강했고, 후퇴하자니 추격을 당할 것이 두려웠다. 필재우는 고심 끝에 묘안을 찾아냈다.

금나라 군대는 우선 적진을 파악한 후 다음 날 아침 공격하기로 하고, 송나라 진영의 동태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런데 한밤중에 송나라 진영에서는 일제히 북소리가 울리며 군기가 펄럭였다. 금나라 군대는 송나라 군사가 공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전군이 공격을 준비했다. 그러나 송나라 진영에서는 북소리만 끊임없이 울릴 뿐, 군마는 나오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송나라 군대는 사흘 연속 북을 울려 댔다. 금나라 군대는 송나라의 허장성세 전법으로 생각하고 말았다. 북소리가 약해지자 금나라 군대는 비로소 송나라 진영으로 진격해 들어갔는데, 송나라 군대는 이미 철수를 하고 없었다. 이처럼 감쪽같이 도망하는 것을 이르러 ‘금선탈각’이라 한다. 글:김성일 [ 고사성어대사전]

 

#노루귀: 글과 사진  참나무 손성희선생님

 

#꽃받침이 털이 보송보송한 노루의 귀 모양을 닮아서 노루귀라는 이름을 가진 귀여운 꽃

 

# 남산제비꽃 사진: 글과 사진  참나무 손성희선생님

 

우리나라에 피고지는 제비꽃만도 200 종 가까이 되고, 제비꽃 도감이 제법 두꺼운 책 한 권이라 저도 10종 정도 겨우 구별하지만 남산제비꽃은 잎이 잘게 갈라져서 이름 불러주기가 쉬워요키 작은 남산제비꽃 앞에 무릎을 꿇고 향을 맡으면 어릴 적 엄마가 외출할 때 바르셨던 고운 분 향기가 나요. 남산제비랑 고깔제비가 바람이나 벌레들의 중매로 만나면 #녹색남산제비꽃이 피어나요.

녹색남산제비꽃

 

#동백 글과 사진 참나무 손성희선생님 

 

 

  100년 숲에핀 동백꽃과 지난 해에 열렸다가 용케도 나무에 매달려 있는 동백열매 껍질과 동백 씨앗, 그리고 작년쯤에 지구를 덜어올리고 싹을 틔운 동백 새싹울 할머니께서는 늘 새벽에 일어나시면 참빗으로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빗질을 하시고 동백기름을 바르셨어요오늘 사진은 안 찍어왔지만 가덕도 국수봉 동백림에 가던 길에 피어있던 노란 #생강나무는 강원도에서는 '개동백'이라고 불렀다고 했는데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노오란 동백꽃 향기가 알싸했다'는 구절에서 동백꽃은 붉은 동백이 아니라 생강나무에서 피는 노란 꽃이랍니다.

 

 

섬의 웅덩이는 작은 우주다

 

  내려오는 길에 도롱뇽 산란장을 방문했다. 섬은 물을 품을 수 없다. 섬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물을 경외하고 존중하는 삶이다. 가덕도에는 국수봉을 중심으로 작은 건천들이 만들어져 있고 비가 오면 이곳에서 빗물들이 타고 바다로 급하게 몰아 친다. 햇살이 나면 물의 흔적을 담은 건천이 된다. 섬은 빗방울을 품기에는 섬은 성격이 너무 급하다.

 

가닥도 생태우물터 사진 강대경

 

 도롱뇽은 마르고 흐르고 고이는 물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했다. 가덕도 모든 생명들에게 작은 물 웅덩이는 치열한 삶이 있는 작은 우주다. 올해도 도롱뇽은 작은 웅덩이에 다음 세대 가덕도 도롱뇽을 위해 주렁주렁 알을 낳았다. 작년에는 시민들과 함께 생명들을 위한 물웅덩이를 파고 만들어 주었는데, 올해는 겨울 장마로 제법 많은 물을 웅덩이가 품고 있다.

 

도롱뇽 알덩이 사진 강대경

 

  도롱뇽도 무슨 일이 일어 날지 모른다고 직감 하고 있다. 최근 부쩍 많아진 사람들 발자국 , 조만간 불어 닥칠 국수봉을 오가면 차량소리, 포크레인과 중장비소리, 그리고 가덕도 살점들이 허물어져 바다 속으로 내동댕이치는 소리, 사라지는 숲과 나무, 들리지 않는 긴꼬리탁새 팔색조 소리, 더 이상 피지 않는 5-6월 대흥란과 동백. 이게 도롱뇽이 마주해야 할 내일 가덕도 모습이다

사진 강대경

 

외양포 마을을 돌고 천년숲에 가서 동백꽃을 보고 양서류 알까지 보고 나니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지났다. 130분쯤에 출발 장소에 모여서 간단한 평가를 하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최원장님께서 참가자들 위해 점심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최원장님은 의사이지만 의사로서 누려야 할 호사를 시민들과 나누고 계신 부산의 강장하어른이시다.

 

가덕도 동백은 지지 못한다

 

이번 가덕도 문화생태기행은 가덕도 동백이 시샘할 정도로 붉은 것들이 많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덕도 사람개구리님 해설과  가덕도 쑥으로 떡을 해 오신 온기, 산과 풀 나무 생명을 바라보는 품격있는 참가자의 식견, 빈 공기에 수북수북 밥을 담아 주신 최원장님 배려와 나눔, 동백은 3번 꽃핀다더만 2024년 장마비로 피지 못한 가덕도 동백은 우우후후후, 우우후후후하고 맘 속에서 피고 있다.

 

사진 참나무 손성희

 

                                                          이 활동은 경남양서류네트워가 기획하고 경남실천교사모임이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