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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신이 만든 최고 사냥꾼 사마귀와 동거일기

사마귀와의 동거 200일째 - 거제도는 사마귀의 섬이다.

사마귀의 섬 거제도와 사마귀 친구 하늘강

 

 

 

<넓적배사마귀> 

 

아이들이 사마귀 친구가 되었습니다. 사마귀는 가을철에 가장 흔하게 만나는 곤충입니다. 곤충들은 사람 인기척을 느끼면 도망가기 바쁜데 사마귀는 다릅니다. 사람들을 향해서 머리를 지켜 세우고 공격하는 자세를 보일 정도로 당돌한 친구입니다. 사람과 눈싸움을 피하지 않고 즐깁니다. ‘왜 쳐다보세요?’라고 묻듯이 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공격적이고 오만한 사마귀와 친구가 되가 되었다는 것은 그래서 조금 특별해 보이는 사건입니다.

 

 

<좀사마귀>

 

사마귀를 볼 때 마다 신이 만든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상상을 합니다. ‘신은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을 만들었고, 심심하고 무료한 시간에 가지고 놀 장난감이 필요 했는데 그 때 만든 것이 사마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마귀는 곤충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들을 가진 완벽한 곤충이기 때문입니다. 신은 모든 곤충을 다 만들고 나서 마지막에 사마귀를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사마귀의 특별함은 먹는 먹이에서 더 잘 나타납니다. 살아 있는 먹이 만을 먹습니다. 먹이를 사냥하는 사냥꾼입니다. 사냥이 쉬운 일도 아닐텐데 살아 있는 먹이만을 먹도록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건망져 보이는 눈빛에는 탁월한 사냥꾼의 DNA가 흐르고 있습니다.

 

 

  <실내 사마귀 사육장. 2014>

 

 

사마귀의 사냥기술은 잘 발달된 긴 앞 다리에 있습니다. 긴 앞 다리의 뾰족한 긴 돌기와 돌기 사이에 돋아난 작은 잔가시들, 이곳에 잡히면 살아서 나갈 수 있는 곤충은 없습니다. 사육을 하면서 관찰을 해 보니 사마귀의 사냥 기술은 앞다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사마귀의 2번째와 3번째 다리의 첫 번째 마디에는 잘 발달된 마디들이 있습니다. 이 마디들이 어떤 공간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메달릴 수 있도록 발달되어 있습니다. 바람이나 나뭇가지의 흔들림에도 소리 없이 먹이에게 다가 갈 수 있는 다리가 있습니다. 천천히 다가 갈 수 있는 잘 발달 된 다리 관절,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진화한 긴 앞다리의 뾰족한 가시와 돋아난 돌기 가시, 사마귀의 머리 속에 흐르는 인내와 기다림의 지혜, 이것이 사마귀의 모든 것입니다. 사마귀는 당돌함을 표 낼 정도로 정교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아이들이 먹이로 공급한 우리벼메뚜기 사냥에 성공한 왕사마귀>

 

 

  <좀사마귀>

 

 

작년 10월부터 아이들과 사마귀 탐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왕사마귀,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좀사마귀를 잡아 왔습니다. 귀한 민사마귀도 아이들 손에 잡혔습니다. 항라사마귀, 애사마귀와 좁살사마귀도 거제도 서식하고 있지만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올해의 목표는 이 사마귀들과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하늘강 아이들의 사마귀 알찾기 구호>

 

 

<아이들은 찾은 넓벅배사마귀 알집과 참사마귀 알집>

 

 

 

<아이들이 찾은 사마귀알 집 보관통 모습>

 

 

학교 현관 앞 작은 자목련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나무를 우리는 사마귀 나무라고 부릅니다. 작년 11월에 이곳에 사마귀 사육장을 설치하고 사마귀가 산란하기를 기다렸습니다. 다행이 넓적배사마귀 한 마리가 자목련 가지에 알을 놓았습니다. 올해 4월에는 아이들이 채집해 온 왕사마귀 알집, 넓쩍배사마귀 알집, 참사마귀 알을 붙여 놓았습니다. ‘언제 태어 날까?’라는 생각을 달아 놓고 사마귀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마귀나무에 알을 달고 비닐로 감사는 모습>

 

 

 

<사마귀 나무에 붙은 아이들 글과 사마귀가 태어나는 날 적은 종이들>

 

 

 

<넓적배사마귀가 2014년 11월에 놓은 알집 모습>

 

 

<사마귀 나무 아래에 아이들>

 

 

사마귀와의 행복한 동거입니다. 과학실 앞 복도에는 왕사마귀 알집, 사마귀알집, 넓쩍배 사마귀 알집, 애사마귀 알집, 좀사마귀 알집이 있습니다. 언제 태어나고 어떤 모습인지 아이들과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행복한 동거가 거제도 사마귀들에게 친구가 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개인 사마귀 사육통을 만든 하늘강 아이들>

 

 

 

우리 나라에서 살고 있는 8종의 사마귀를 유일하게 다 관찰 할 수 있는 곳이 거제도입니다. 거제도는 사마귀의 섬입니다. 이곳에 사마귀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우연만은 아닐지 모릅니다. 동거 기간이 7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이들은 생태 전문가처럼 사마귀 알집을 찾아 내고 친구이름처럼 사마귀 이름을 말합니다.

 

 

 

<아이들이 잡아온 왕사마귀. 2014>

 

 

 

사마귀에 대한 호기심이 논가 뚝새풀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채집해 온 사마귀 알집을 보면서 관심과 호기심에 돋아난 열정에 놀랐습니다. 돋아난 싹들이 어떤 열매로 피어날지는 긴 세월이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사마귀를 볼 때마다 사마귀 나무를 생각하고 어린 시절에 사마귀에 열광했었다는 추억들을 말 할 것입니다. 사마귀에 추억의 눈들이 주렁주렁 달리고 있습니다.

 

 

<사마귀 나무에 붙인 아이들 글과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