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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오형제와의 추억

독수리오형제 두꺼비를 구하기 위하여 출동하다(3월14일)

  봄비가 왔다.  3월 봄비의 유혹에 두꺼비가 내려 온다.  수천만년 같은 길을 내려 왔지만 산으로 오르는 길도 내려 오는 길도 험난하고 위험해 졌다.

 

  먼 훗날 누군가 인간 습성을 기록할 때 '인간은 평지에 살기를 좋아하지만 산을 갈가 먹고 사는 종족이다. 산 아래 집단 주거지를 만들어서 살아가는 이상한 이중적 행동을 했다'라고 기록할 것이다.

 

 

  개발 사업들로 산 아래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 지면서 두꺼비 서식지는 점점 줄어 들고 있다. 내려 오고 오르는 길에 넓은 아스발트 길들이 만들어져 있어서 두꺼비에게는 위험 천만한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로드킬은 이제 두꺼비에게 숙명과도 같은 일이 되었다.

 

 

  3월 말경 봄비가 내리면 아이들과 이런 두꺼비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나간다. 올해도 산이 여름이 봄이와 두꺼비 구출 활동에 동행을 했다.  '싫어요'라고 말하면서 안 따라 나올 법도 한데, 아빠 등살에 못이겨서 따라 나오는 아들들을 보면 대견해 보인다.

 

 

거제시 상동동 3월 14일 삼돌이와 함께

 

  인간은 스스로 불을 만들고 별이 되었다. 인간에 대한 두번째 멋 훗날의 기록이다. 야간 불빛들이 없었다면 인간들의 삶의 방식은 참 많이 달라졌을까?  아무리 상상해 보아도 불이 없었다 할지라도 인간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스스로 밤을 즐길 무엇인가를 궁리하고 만들었을 것이다.

 

 

<아파트 불 빛>

 

 

  산이는 태명이다. 첫아들을 그렇게 불렀다. 여름이 여름에 태어나서 봄이는 봄에 태어나서 부른 태명이다. 태명을 부르고 싶은데 아들은 그렇게 부르지 마라고 한다.  산이는 이름처럼 늘 덤직해서 좋다. 여름이는 여름에 내리쬐는 여름 햇살처럼 맑은 기운이 있다. 봄이는 뾰쪽뾰족 봄 싹처럼 선명하다.  삼돌이 중 낙타만 여자라서 우리는 스스로 '독수리 오형제'라고 부른다. ㅎㅎ

 

 <출발전의 삼돌이 모습>

 

 

   산아래 아파트 단지가 빛 난다. 스마트 폰 야간 촬영 모드로 전환해서 찍었다. 저 산들이 옛날에는 두꺼비의 영토였다. 두꺼비들은 쫓겨 났고 점점 궁핍한 생활들을 이어가야만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인간 종족들도 더물지만, 인간의 양심으로 이 사실들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진 신의 모습이다.

 

 <상문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산을 깍도 산아래 들어선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길을 따라서 새로 시작한 아파트 공사장 까지 조사를 했다. 행여나 길을 잘못 들어서 고생하는 두꺼비가 없는지 조사를 했다. 다행이다. 아직 봄비의 유혹이 들한 탓인지 로드킬 당한 두꺼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아랫길 3월 14일>

 

 <도로를 조사하는 삼돌이 3월 14일>

 

  무사히 두꺼비를 구하기 위한 활동이 마무리 되었다. 나약한 욕심에 길을 잃은 두꺼비를 발견해서 아이들의 노력으로 구출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따지고 보면 나약하고 무식한 욕심들이다. 구출하지 않고 모두가 편안한 것이 얼마나 잘 된 일인가? 아이들과 함께 해서 좋다. 아이들 맘도 같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활동을 끝 내고 돌아오는 삼돌이 3월 14일>

 

 3월이면 8년째 같은 상동뒷길 소류지에서 두꺼비를 만났다.  2015년 3월, 두꺼비가 알을 발견하지 못했다. 4월 말경에 두꺼비 올챙이 조사 때 그 곳에 가 보아야겠다. 만일 두꺼비 올챙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수천만년 내려 온 두꺼비의 길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의 2-3부 등선이 아파트 개발로 초지와 숲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