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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 21. 숲은 큰 공책이다.

숲은 아이들이 채워야 할 것으로 가득하다

 

Since 1999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하늘강

 

 

" 또 해요"

"호기심의 똥꾸를 안 찌르면 활동 안 할 거야"

아이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호기심의 똥꾸를 찔렀다.

 

 

 

잠자리채는 마력이 있다.

 

 

 

오늘은 아이들 손에 특별한 것이 있다. 잠자리채와 채집통, 자기 나무를 정하고, 나무에게 이름을 주고 나면 여분의 시간을 채울 도구다. 이 도구는 마력이 있다. 늘 아이들 가슴을 뛰게 한다.

 

 

나무에게 이름이 생겼다. 그 나무 이름표 뒤에서는 아이들이 바램과 희망들이 달려 있다. 2주 전부터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이 색칠했다. 쉬는 시간에 니스칠을 했다. 아이들 꿈은 소박하지만 정감이 있다.

 

 

 

나무들이 새 옷을 입었다.

 

아이들이 자기 나무를 정해 이름표를 달았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사다리를 놓고 아이들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자기 방식으로 나무에 이름표를 달았다.  이름을 얻는 나무들이 새옷을 입었다. 이름표들이 바람을 타고 빙글빙글 돌고있는 모습이 아이들 같다.

 

 

 

나무 이름표를 달고 아이들은 자유탐사활동을 했다. 혹시 소외 되는 친구들이 있을까 봐 모둠 단위로 움직였다. 숲 곳곳을, 풀밭을 겁없이 다녔다.

"선생님 나비 잡았어요"

"개미 잡았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소리치며 숲을 즐겼다.

 

 

 

" 선생님 잠자리 잡았어요"

"홀쪽밀잠자리야"

"이름이 뭐 그래요"

"자세히 보면 홀쪽해 보여"

아이들이 그냥 웃고 만다.

 

 

 

 

아이들이 제일 신나게 소리를 치며 달려 오는 것은 개구리다.

내가 개구리를 좋아한다고 아이들은 믿고 있다.

" 선생님 개구리 잡았어요"

한 무리의 아이들이 달려 왔다.

참개구리 암컷 한 마리가 아이들 손에 잡혔다.

숲은 개구리의 영토다. 못자리 논에 알을 낳고 숲으로 들어 온 참개구리가 아이들을 이상하게 본다.

 

 

" 선생님 개구리 잡았아요"

이번에는 산개구리다. 개구리가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나중에는 한국산개구리도 잡혔다.

 

 

 

숲에 올 때마다 아이들은  개구를 잡아 나에게 달려 왔다. 숲은 개구리들의 영토다. 아이들이 이제 이 말을 이해한다. 역시 호기심은 전염병이다.

 

쿵쿵쿵 20180525

" 선생님 이게 죽은 것 같아요"

소나무비단벌레다.

"비단벌레야"

"이게 비단같지 않아요"

"소나무 색을 닮았잖아. 그래서 소나무 비단벌레야. 화려하지는 않지만 껍질이 딱딱해. 자세히 봐. 광택도 나잖아"

 

 

어떤 아이는 공벌레를 10여마리 잡아 왔다. 어떤 아이는 잠자리를 잡아 왔다.  저마다 본 것, 잡을 수 있는 것이 다르다.

 

숲은 참 넓고 깊은 공책이다.

 

 아무것도 아이들에게 시키지 않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적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세월의 지우게느 지금 이 순가을 지우겠지만 성장후에 나무의 옹이처럼 어느 한구석에 흔적이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