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탐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녀는, 그는, 빛나는 분이다. 장보는 날인데 지나쳤다. 왼팔에 이상한 촉감이 살짝 스치더니 냉장고 문 여는 소리에 놀란 파리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주말에 열어둔 창문으로 날아든 놈이다. 날아오른 벽으로 눈을 이리저리 돌렸지만 앉은 곳을 못 찾았다. 그놈도 살 궁리를 해야 하니, 냉장고를 열고 있는 나와 파리는 같은 처지다. 냉장고에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산나물이 봉지에 그대로다. 냉동 칸 팽이버섯과 상추 다발은 생기가 없다. 살짝 미안다. 두 문단을 쓰기 전에 날아올랐던 파리가 귓가에 잉잉 소리를 내다 살짝 귀를 스쳤다. 이놈이 나를 시험하고 있다. 다음에는 내 뺨에 내려앉을 기세다. 다리에 내려앉아 세 걸음 걷다 날아올랐다. 파리가 염탐을 즐긴다. 나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염탐중이다. 다 알지 못해 행복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