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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잠자리와 인연 만들기

어리장수잠자리가 날아 올랐다.

어리장수잠자리가 개울에 날아 올랐다

 

Since 1999 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 하늘강

 

 

어리장수잠자리를 올해 처음 만났다. 난  '어리'라는 말을 '비슷하다'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어리장수잠자리란  '장수잠자리와 비슷한 잠자리'로  이해하고 있다. 

 

 닮은 점이 있다. 크기다. 장수잠자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잠자리다. 장수잠자리 보다는 작지만  어리장수잠자리도 대형종이다.  꼬리에 검정색에 노란 띠 무늬가 있는데 이것도 조금 닮은 점이다.  처음에는 충분히 헷갈릴 수 있다.

 

장수잠자리과에는 장수잠자리 1종이 국내에 서식한다. 어리장수잠자리는 측범잠자리과다. 과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왜 '어리장수잠자리'라는 국명을 붙였는지 늘 알쏭달쏭하다. 학문적으로 닮은 점은 하나도 없다.

 

 

어리장수잠자리는 개울이나 햇살이 잘 들고 있는 계곡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편종이다.

 

올해 첫 만남 모습을 기록으로 정리했다.

 

어리장수잠자리의 굴욕적인 모습이다.  포식성이 강한 잠자리인데 강자의 품격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매달리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같다.

풀을 발로 칭칭감고 달려 있다. 대형종이라서 자리 잡고 앉기가 쉽지 않는 모양이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다리로 감고 있다.

암컷이다.

수컷은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암컷은 만나기 쉽지 않다.

산란할 때 물이 고여 있거나 흐름이 없는 곳에서 산란을 한다.

그 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개울에서 보이는 것은 암컷을 기다라는 수컷이다.

 

 

 

 

 

우화 장면이다.  옆에 어리장수잠자리의 탈피각도 보인다.

우화형태는 딛고우화형, 매달려우화하기 형이 있다. 측범잠자리는 속하는 어리장수잠자리는 딛고우화형으로 우화대가 약 0도에서 90도 사이에서 우화가 가능하다.

 

 

혈액을 밀어내는 힘으로 날개가 펴진다고 한다. 가슴의 기문으로 공기를 받아들여서 심장을 쿵쿵쿵 뛰게 하는 것이다.

 

잠자리의 우화 과정은 총 8가지 단계로 설명을 한다.

 1단계  자리 잡기(정위)

 2단계 파일(등부분 갈라짐)

 3단계  탈출

 4단계 다리를 굳히고 휴식(휴지기)

 5단계 배 빼기

 6단계  날개 늘리기

 7단계 배 늘리기

 8단계 날개 펴기

아래 사진은 날개 빼기를 끝내고 배늘리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리장수잠자리의 탈피각이다.

흰줄은 내부장기의 흔적이라고 한다.

어떻게 내부장기가 부피 성장과 탈피과정을 성공적으로 하는지

머리 속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

 

왜 이렇게 납작할까?

또한 이 납작한 곳에서 어떻게 저렇게 큰 잠자리가 나올 수 있을까?

 

 

 

긴 날개가 참 인상적이다.

그런데 어리장수잠자리는 민첩한 잠자리는 아니다. 

한번 챕질을 피해 도망을 가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조금 날다가 가까운 곳에 내려 앉는다.

 

 

 

뒤에서 누군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못 본 체 하거나

무관심한 체 하거나

아니면 철저히 내 시선을 무시했다.

 

 

가까이 가서 알았는데

우화한지 얼마 안 된 어리장수잠자리다.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기 직전에 마주친 것이다.

 

 

데미안, 이제 잠자리 세상이 왔다.

어리장수잠자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