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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의 품격/3분 쉼표

금성에서 온 두꺼비와 화성에서 온 두꺼비

금성에서 온 두꺼비와 화성에서 온 두꺼비

 

강 중에서는 섬진강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섬진강의 섬자가 두꺼비 섬자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섬진매화마을에는 전설하나가 내려 옵니다. 임진왜란 때 섬진 나룻터에 왜군이 몰려 오자 수천마리의 두꺼비가 나와서 울부 짖어서 왜군이 놀라서 도망갔다는 전설입니다.

 

이 전설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왜군이 쳐들어 온 시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군이 쳐들어온 시기는 2월말에서 3월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봄비가 오면 두꺼비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산란장으로 대규모로 이동을 합니다. 산란장 주변에서는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서 킥킥킥저음의 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이 소리를 울부짖었다고 표현한 것은 너무 큰 과정입니다.

 

 

짐작이 틀렸다 하더라도 옛날부터 광양과 하동에서 두꺼비가 많았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섬진강 둘레에는 대규모 두꺼비가 서식하고 있고, 2년 전에는 비촌 마을에서 하루에 약 300여마리가 로드킬 될 정도로 산란철에서는 대규모 이동이 관찰됩니다.

 

광양만녹색연합에서는 두꺼비 생태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서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서 행동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암컷 두꺼비는 산란장을 중심으로 아주 넓게 분포합니다. 그 이유는 암컷은 알을 품기 위해서 많은 먹이가 필요하고, 많이 먹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으로 퍼져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수컷은 산란이 끝난 3월 이후에서도 여전히 산란장 주변에서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수컷은 작찟기가 목적이기 때문에 산란장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면서 암컷을 기다립니다. 암컷은 모성본능이 있고 수컷은 본능에 충실한 경향성이 있습니다.

 

사람도 남자와 여자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한때 유행했습니다. 그런데 두꺼비 암컷과 수컷도 완전히 사고 방식이 다릅니다.

 

옛 조장님들은 남자아이를 보면 떡뚜꺼비 같은 아들이라고 했는데, 혹시 그 때 우리 조상님들은 두꺼비 수컷의 사고 방식이 남자와 닮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 놀린 것은 아니였을가요? 남자와 여자가 다르듯 암컷두꺼비와 수컷두꺼비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