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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양서류와 인연만들기

별빛 달빛 목욕탕에서 놀기1 ' 람사르 습지공원 두꺼비 모니터링'

별빛 달빛 목욕탕에서 만날 곤충  준비하기

책꽂이에서 몇 권의 책을 뽑았다. 딱정벌레 도감, 메뚜기 도감, 귀뚜라미 소리 도감, 한 때 가장 열독했던 책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김태우 박사님이 풀벌레 소리를 담기 위해서 거제도를 오고 갔다. 인연이 되어 길잡이 역할을 했고, 그 덕분에 메뚜기와 여치 귀뚜라미에 눈을 떴다.

풀벌레를 공부할 때 메뚜기 도감이 없었다. 메뚜기 도감이 나왔을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처럼 행복했다. 도감을 보니 그때의 온기가 느껴진다. 잠자리, 다음으로 열심히 했던 메뚜기와 귀뚜라미다.

최근에 귀뚜라미에 무관심 했더만 눈으로 익혔던 10여종의 귀뚜라미도 구분이 안된다. 참 공들여 묻고 묻고, 잡고 잡아서 눈으로 익힌 귀뚜라미였는데, 알락귀뚤, 남쪽귀뚤,모대가리, 루루곰귀뚜라미, 그 놈이 그 놈 같다.

오늘 달빛 별빛 사람개구리와 두꺼비 모니터링 하는 날, 밤 곤충들 설명을 위해 도감을 대충 보고 짐을 챙겼다. 어진 낙타님이 주섬주섬 밤을 챙겨 줘 이른 저녁을 먹었다. 개구리 옷을 꼭 오면 벗어 놓으라고 한다. 낙타는 참 어질다. 그래서 늘 미안하다.

못생긴가족단과 특별한 인연, 그리고 함께한 20명 참가자

한 시간 반을 달려 람사르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올 초에 두꺼비가 2-4정도의 알을 낳았다. 창원 흙물새사람개구리님과 장유언제나사람개구리님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주셨다. 창원지속협의 노력으로 내년에 사선형 오수로가 만들어져 두꺼비 이동을 돕는다. 오늘 활동은 이런 분들의 열정에 보답하고 공원에 관심을 눈을 달아 주기 위해 기획했다.

코로나1910여명만 모집했다. 밤에 밴드와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오전 10시경 10명이 넘었다. 몇 분이 이후에 연락이 왔지만 코로나로 참여자를 늘릴 수 없다.

 

특별한 참가자를 만났다. 첫 번째는 생태지능이 높은 진주서 참여한 신윤재, 그리고 거제서 가족 전체가 참여한 못생긴가족단. 산촌유학학교에 파견중인 정선생님, 창원아쿱생협, 창원지속혐, 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창원지속협, 흙물새 팀에서 20여명이 참가했다. 특별한 분들과 인연이 생겼는데 못생긴가족단이다. 자발적으로 양서류를 돕고 계신 분이다.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 책과 한 권의 시집

윤재가 긴꼬리투구새우 책을 가지고 와 싸인을 부탁했다. 긴꼬리투구책을 보는 독자가 있다니 고맙다. 개구리책도 사마귀 책도 내야 한다는 생각 뿐 시작을 못했는데 다시 한번 뒤를 돌아 본다. 그리고 반가운 책 선물을 받았다. 오인태 시인의 시집이다. 산촌유학원 원장님으로 계신데 정선생님을 통해 보내 왔다.

도심 공원의 오아시스가 아니라 녹색 사막이다.

이번 모니터링의 중심은 두꺼비다. 하지만 내가 눈여 본 것은 두꺼비들의 먹이가 되는 곤충이다. 몇 번 공원 가로등 아래위를 보았지만 날아온 곤충들이 적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줄장자뱀, 왕귀뚜라미, 실베짱이, 긴꼬리쎅세기, 극동귀뚜라미, 잠자고 있던 아시아실잠자리, 팔랑나비, 곱등이를 만났다. 콘크리트 도시 문명에서 공원은 생물에게 분명 오아시스다. 오늘 그 오아시스를 두꺼비의 관점과 생물들의 관점으로 걷고 느꼈다.

굶주림에 치진 1년생 두꺼비들

도심 공원도 역시 인간들의 영역이다. 쉽게 만날 것 같았던 사마귀는 모니터링 내내 보이지 않았다. 풀벌레들이 적고 곤충들이 적다는 반증이다. 날아 다니는 곤충들과 벌레들이 두렵고 무서워서 몇 번이나 방제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거쳐위해 설치한 조립식 건출물 주변에는 벌레들이 오지 근접도 못하도록 약을 뿌려나 보다. 건물 주변에 귀뚜라미가 있을 만한 곳을 들추어 봤지만 어떤 곤충도 보이지 않는다. 도심 공원은 다른 생물들에게 오아시스가 아니라 푸른 색을 가진 사막일 뿐이다. 두꺼비들은 얼마나 배가 고플까?

올해 태어난 두꺼비들인 첫 겨울 준비를 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 내기 위해서 열심히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모든 두꺼비들이 배가 볼록했다. 곤충밀도가 낮으니 분명 먹이는 충분하지도 않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먹어야 한다. 그것이 생존 방법이다.

 

1년생 8마리 두꺼비를 만났다.

초록 사막 속에 두꺼비가 살아간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8마리의 두꺼비를 만났다. 처음 건강한 수컷 두꺼비를 습지 인근에서 만났다. 낯선 침입자를 만나 킥킥킥 소리를 낸다. 올해 태어난 녀석일까? 처음 만난 두꺼비 이외에는 모두가 올해 태어난 1년생 두꺼비들이다.처음 만난 두꺼비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집에 들어와서 생각을 정리하니 처음 만난 두꺼비도 올해 태어난 1년생 두꺼비 같다. 길어야 2년생이다.

생각보다 두꺼비 밀도가 높았다. 나무 틈이나 흙무더기 속에서 두꺼비들이 자리를 잡고 겨울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습지에서 약 14000에서 28000마리의 두꺼비가 두꺼비 올챙이가 발생했다. 그 중에 최소 만마리 이상이 이 공원으로 이동해 들어 왔다. 우리 눈에 8마리가 보였으니, 대략 공원 면적의 반정도를 돌았다고 본다면 이곳에 최소 20여마리 올해 태어난 두꺼비가 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9980마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 죽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죽임을 당한 것이다.

 내년에 알을 낳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큰 개체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년 습지공원에 두꺼비가 알은 낳을 수 있는 것일까? 분명 큰 개체들도 있을 텐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머리 속으로 가늠이 안된다.

기후 위기로 양서류의 1/3이 멸절 위기에 처했다. 기후 변화로 가장 처음 영향을 받는 무리가 양서류 무리다. 양서류 한 마리를 살리고 지키는 일이 녹색 한평을 지켜 내는 일이다. 오늘은 기후행동 위기 행동의 날, 난 다른 색깔로 기후 행동 위기의 날에 참여했다.

도시공원의 재구조화가 녹색 뉴딜이다.

  람사르습지 공원에서 두꺼비가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는 공원이 변해야 한다. 공원이 아니라 숲의 기능이 될 수 있도록 도시 공원의 내부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이고 도심 속 생물 다양성을 살리는 일이다. 그린 뉴딜은 인간의 배를 불리는 돈을 만드는 내는 과정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맑게하고 우리의 잘못을 지우는 데 사용해야 한다.

달빛 별빛 목욕탕은 이제 새로운 숨구멍이다.

달빛별빛 목욕탕' 사람개구리와 함께하는 람사르습지공원 두꺼비 모니터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11시다. 오늘 활동으로 사람개구리들이 세상으로 나왔다. 함께 달빛별빛에서 목욕했다. 다음 달빛별빛 목욕탕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새로운 언어 숨구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