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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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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웅덩이에 고인 아이들 노래 빗방울이 뚝똑똑 빗방우리 두두둑 빗방우리 또로록 빗방울이 주루루 빗방우리 두루둑 빗방울 소리가 곱다. 쪼르륵 빗방울이 동백 잎을 구르다 똑 떨어진다. 다른 빗방울 소리도 들었다. 옥상 우수통에 떨어진 빗방울이 쩌쩌저 커컥컥컷 컬컬컬 컬컬컬 컥어 컥 컥컥컥 쩌쩌저 커컥컥컷 컬컬컬 컬컬컬 컥어 컥 컥컥컥 쏟아지고 있다. 아이들과 두렁두렁 논두렁탐사대와 함께 한국산 알덩이를 학교로 이사도 시키고, 말라가는 알덩이 구출 작전을 하려 했다. 빗방울이 또드륵 또독 또독 빗방울이 또드륵 쬬옥 쬬옥 빗방울이 또드륵 또독 또독 빗방울이 또드륵 쬬옥 쬬옥 밖으로 나가는 걸음을 멈추게 했다. 다행이다. 말라가고 있는 물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마른 곳에 먼저 빗물이 고이고 다시 웅덩이가 되었다. 자연은 선택한다...
양서류 로드킬(Roadkill) 공공현수막 퍼포먼스를 시작하다 봄비가 꽐꽐꽐 내렸다. 봄비의 유혹에 두꺼비와 산개구리들은 봄맞이를 한다. 산을 내려온 두꺼비나 산개구리들은 물이 고인 웅덩이나 저수지에 알을 낳는다. 봄비는 개구리나 두꺼비에게 사랑의 유혹이다. 유혹은 까만 봄눈들로 뭉게뭉게 피어난다. '까만 봄눈' 두꺼비와 개구리알을 보면서 내가 붙인 별명이다. 이 눈들이 꿈틀거리면서 봄은 피어난다. 사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철이른 사랑은 동해를 입거나 꽃샘 추위의 혹독함을 견뎌내야 한다. 따뜻한 봄날의 안전한 사랑을 선택했다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선택을 했으니 감당하면 된다. 문제는 감당 안 되는 것이 있다. 사람이 타고 다니는 차다. 두꺼비 다니는 길이었는데 차가 다니는 길로 변해 버렸다. 산개구리가 내려 오는 길목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