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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

체험 환경교육이 미래 교육이다.

‘내 인생 최고의 연수’라고 평가해 주신 당신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교사입니다. 당신을 볼 때마다 ‘당신이 교사라 다행이다. 당신을 만난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당신이 명예퇴직을 이야기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열정을 좌절시키는 교육 현실이 밉습니다.

 

네, 우리가 마주하는 교육 현실은 독합니다. 교사로서 우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새까맣게 쏟아지는 각종 감정 오물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올 곧게 문제에 맞서고 싶지만, 법과 제도는 교사의 자존심을 지켜 내지 못합니다.

 

환경교육과 체험 교육은 내 방식으로 교육 현실과 마주한 방식입니다. ‘자연과 체험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과 답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교육의 본질과 일치한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가진 교육적 신념입니다. 이 신념 때문에 20년간 다양한 환경교육 활동을 운영했고 다양한 환경 사업들을 지원하고 만들었습니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거제교육지원청이 환경연수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최근 20년간 짧은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이번 연수는 거제도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6번째 연수인 것 같습니다. 6이라는 횟수가 초라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숫자입니다. 왜냐하면, 경남 전체에서 지역 교육청 단위에서 교사 환경 연수를 주최하는 곳이 유일하게 거제도교육지원청입니다.

 

얼마 전 울산광역시에서는 환경교가 연수를 주최했는데 교사 신청자가 없어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에서 읽었습니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6번 교사 연수를 주최한 거제도는 참으로 위대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희망이지만 전 이 연수가 지속해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연 경험이 멸절된 교사들

 

환경 연수에 가면 젊은 교사들이 없습니다. 젊은 교사들이 연수에 오지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결론은 그들의 성장 과정에서 ‘체험’이라는 씨앗이 없기 때문입니다.

 

높은 성적을 위해서 학원을 오갔고, 체험 활동은 성적을 높이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 결과 높은 성적은 얻었지만, 자연과 멀어졌습니다. 이런 교사들 맘속에는 ‘자연과 더불어 공부한다’라는 것은 어려운 상상입니다. 교육은 딱딱한 의자 에어컨 바람 속에서 하는게 맞습니다.

 

교육은 최종 목표는 지식이 아닙니다. 교육은 삶의 경험들과 신념들을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경험하지 않는 것을 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경험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모든 젊은 교사들의 경험이 분명 빈곤하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분명 젊은 교사들의 평균 경험은 빈곤합니다. 경험의 빈곤이 젊은 교사들을 환경 연수에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교실에 감금된 젊은 교사들

 

걱정입니다. 젊은 교사들은 교실에 갇혀 있고, 교육의 정책 또한 교실 수업 개선이라는 전제하에 단위 수업의 변화에만 몰입합니다. 정책 또한 젊은 교사들을 교실에 감금시킵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과 함께 교실을 넘어 운동장에서, 학교 교문을 넘어 자연 속에서 교육을 꿈꾼다는 것은 혁명을 꿈꾸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교육은 총체적 삶의 경험입니다. 젊은 교사들이 교실 밖의 넘을 용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어는 것, 이것이 지금의 시점에서 교육 정책자들이 가장 크게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젊은 교사들에게 체험 환경교육은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연수를 통해서 체험활동과 자연에 대한 씨앗을 선물해야 합니다. 교육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 개혁입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교사입니다 .

 

알고 있습니다. 속 깊은 당신이기에 연수를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한 우리에게 작은 용기를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최고의 연수’,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발견했어요’, ‘연수받는 내내 행복했어요’ 모두 속 깊은 용기라는 사실 잊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는 우리 시대에 ‘체험과 놀이, 환경교육’이 얼마나 절실하고 필요한지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체험과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맘 똥을 맘껏 누게 하고, 감정 오물을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방법들을 나누었습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교사입니다. 전 당신의 명예로운 퇴임식에 꽃다발을 들고 가고 싶습니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당신은 우리 시대의 교사입니다.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누군가는 알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촘촘히 멋진 옷을 짜 주셨습니다.

 

고운 옷은 촘촘히 오간 무수한 실오라기들이 만들어 냅니다. 연수를 위해서 촘촘히 오간 많은 분이 있습니다. 거제교육지원청 정연주 장학사님, 거제초등학교 박선영 연구부장님과 박재희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전국에서 멋진 강사님들이 거제도롤 달려왔습니다. 소리를 이용해서 자연과 교감하는 법을 나누어주신 양경모선생님, 새를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의 심성을 가르쳐 주는 오광석선생님, 생태 미술로 생태적 감성을 선물해준 구지은 선생님, 자연 속에서 힐링을 선물해주신 강미영선생님, 밧줄놀이를 통해 노는 재미를 선물해주신 윤충현선생님, 숲 체험의 전략들을 소개해 준 김묘정선생님, 둘레 동물들을 보는 눈을 선물해 주신 하정옥선새임, 짚풀 놀이의 위대함을 선물해주신 서정희 선생님, 자연물 놀이의 신선함과 즐거움을 선물해 주신 이재근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가 함께 고운 옷 한 벌을 촘촘히 짰습니다. 누군가 눈에 이 옷이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옷 입은 사람의 소감은 필요할 것 같아 몇 자 적어 기록으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