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가덕도 양서류 멸종 저항기 '우린 저항하고 반대하고 기록한다'

가덕도는 안개 섬,  이곳에 국제 공항이라니

 

가덕도로 향하는 거가대교가 마치 햐얀 솜사탕 속나무막대처럼 보인다. 독한 안개다. 안개는 외양포 전망대에 도착해서도 거칠 줄 모른다. 가덕도 전체가 흰 화선지에 덮여 있다. 가덕도는 신공항으로 유명한 섬이 되었다. 거가대교가 개통 전에서는 접근이 불편했고, 부산에서도 외곽에 외곽 지대이고, 군부대가 있어 접근이 어려운 곳이었다.

가덕도에 낀 안개. 사진: 가덕도사람개구리

 

 9 50분이 되어서야 그림을 덮어 둔 화선지 조각이 사라지고 군데군데 외양포의 모습이 보인다. 팔랑 치맛자락처럼 외양포는 바다와 맞닿아 있고, 그 뒤로 창고 같은 건물들이 군데 군데 보인다. 나중에 가덕도사람개구리 강성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야 알았는데, 이곳은 일본 해군의 중요 주둔지고, 이후 우리나라 군 시설로 이용된 곳이다. 창고는 군인들이 거주한 주거지다. 외양포 위쪽 언덕에는 포대가 설치되어 있다. 가덕도가 한반도 내륙으로 들어가는 입구라서 군사적 요충지로 옛날부터 중요하게 관리되었다.

외양포 모습과 군막사들. 근대문화 유적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현수막. 개발에 누가 이익을 보는가? 지역민들이 아니라면 개발은 가짜고 공동체 파괴다.

독한 봄 가뭄에 동백꽃 선홍빛이 밝고 맑지 못하다. 계곡은 몇 달째 바닥만 보이고 있고, 가라앉은 고운 흙들이 이곳이 물인 웅덩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경칩도 지난 지 한주가 지났지만, 자연의 법칙처럼 2월말 3월초에 땅속 깊이 내렸던 봄비는 올해도 오지 않았다.

가덕도의 동백. 사진 가덕도사람개구리

 

가덕도사람개구리 강성화선생님이 가덕도 양서류를 기록하고 돕고 있습니다. 

봄비를 기다리다 지친 두꺼비들은 겨울을 밀어낸 훈풍에 못 이겨 산을 내려왔고,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끊어진 길 앞에서 절망했고, 내려오는 길에 로드킬 당하거나, 어떤 놈은 요행이 무사히 산란장에 도착해 암컷을 기다려 짝짓기를 한다.

섬의 자연환경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겸손하게 또는 처절하게 만든다. 양서류는 바닷가 근처에 솟아오르는 용천수에 의지하거나, 비가 오면 바다로 급하게 쓸려가고 남은 계곡 물에 알을 낳고 올챙이가 되고 개구리 되어 섬을 지킨다. 한순간 한순간 자연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올챙이들은 비가 안 오면 말라 죽고, 행여나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넘쳐 쓸려가 죽는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양서류에게 도움을 주고 계신 분이 가덕도사람개구리 강성화 선생님이다.

현장을 설명하는 가덕도사람개구리와 현장 설명을 듣는 선한 호모사피엔스

선생님을 모습을 페이스북에서 먼저 만났고, 양서류들을 옮기고, 도롱뇽과 올챙이를 위해 웅덩이 파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선한 존재인지 배웠다. 오늘은 학생 시민들과 함께 신공항으로 사라질 가덕도 양서류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몸 가뭄으로 힘들어하는 양서류들을 위해 웅덩이를 만들어주는 날이다. 2 28일 밤 10시에 웹자보를 만들어 올렸는데 아침 10시 쯤에 참가 25명이 신청을 해 주셨다. 아이와 참가하고 싶다는 맘이 간절해서 한두 가족을 받아 주었는데, 받고 보니 30명이 훨쩍 넘은 35명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고 싶은 호모사피엔스들이 만나다.

 

10시가 넘어서야 안개는 걷히는 시늉을 시작했고, 여전히 누군가 뿜어 놓은 담배연기 속에 외양포는 꼭꼭 숨어 있다.

이곳에 등대지기를 한 분 말씀에 따르면 이곳은 한 달에 15일 정도가 이렇게 안개가 낀답니다.”

그런데 이곳에 공항이라니요?”

가덕도사람개구리님 말씀에 가슴에서 독한 소리가 난다. ‘나쁜 놈들, 정치적 이해 타산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멍충이들 지나가는 아이도 외양포의 안개를 보았다면 이곳이 공항으로는 불가능하는 것을 안다. 외양포 뒤쪽 남산을 깎아 바다에 갈아 넣어 바다를 메우고 공항을 만든다. 공항을 만드는 순간 이곳에서 살았던 모든 생명들을 사라지고, 먼 훗날에는 이곳에 도롱뇽이 살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오늘 활동을 대한민국 선한 사피엔스들이 이곳 도롱뇽을 지키려고 했다는 흔적을 만들어 누군가 가덕도 역사를 기록할 때 참고할 만한 흔적을 만드는 날이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 이불 속에서 늦은 잠을 자거나, 핸드폰과 TV로 즐거움을 피자 조각처럼 선택하고 삼 킬 수 있는데 포기하고 자녀의 손을 잡고 가덕도로 달려 오셨다. 고맙고 귀한 분들이고 참 좋은 인연이다.

가덕도 양서류를 위하 모인 시민들과 학생 참가자

작은 웅덩이는 큰산개구리올챙이들의 천국이다.

 기념 촬영을 하고 길가 옆 계곡물이 바다도 쓸려 내려가기 전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둑 아래 모였다. 큰산개구리올챙들이 새까맣게 봄을 즐기며 놀고 있다. 계곡 유기물이 퇴적되는 자리라 물은 탁했지만, 성장기 올챙이에게는 풍부한 먹이가 되니, 올챙이에게는 천국이다.

  양서류의 관점으로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빗물이 고인 작은 웅덩이가 도롱뇽의 중요한 산란장이고, 묵은 논을 타고 흐르는 고랑물이 큰산개구리에게는 5성급 호텔로 보이고, 물이 흘러 넘치 못하다록 단단하게 담벼락을 만든 둑방과 저수지는 두꺼비에게 광활한 우주다.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붙은 도롱뇽 알들이 잠시 2월에 계곡을 타고 흘렀던 빗줄기를 따라 경쟁하듯 달려 나온 수컷 도롱뇽의 흥분과 기다림, 그리고 치열했던 사랑들을 말해 준다. 최선을 다한 사랑의 결과다.

웅덩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가덕도사람개구리님과 도롱뇽 알 

  길을 따라 조금 이동해 2번째 남산을 자락에서 흘러 내려오는 마른 계곡으로 이동했다. 두레박에 물을 떠 마른 마당에 뿌리고 남은 물이 두레박 표면을 타고 두레박 안에 모인 물 만큼 계곡물이 고여있다. 군데 군데 고인 물 속은 도롱뇽 알 밭이다. 가족들은 미리 안내한 도롱뇽 알세기를 시작했다. 가덕도 도롱뇽은 몇 개의 알을 낳았을까? 가족별로 활동을 하고 사진을 찍고 까똑 그룹에 올렸다. 이것은 가덕도가 생기도 나서서 가덕도 도롱뇽이 몇 개의 알을 낳았는지 기록하는 최초의 활동이고, 마지막 기록일 수 있다. 이 활동을 통해서 몇 개의 알들을 낳은 가덕도 도롱뇽이 신공항 건설로 완벽하게 멸절했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된다.

가덕도 도롱뇽은 몇 개의 알을 낳을까?

한국 최초의 기록,최초의 흔적 만들기 

1. 손을 계곡물로 차갑게 만듭니다. 

2. 지프팩에 물을 조금 넣고 도롱뇽 알을 넣어 조심스럽게 알 수를 헤아립니다.(2번정도)

지프팩에 알을 넣어 알 수를 헤아리는 가족 모습

3. 가족 단위로 관찰한  도롱뇽 알 수를 까독 그룹에 알 사진과 함께 올립니다 .

가족별로 가덕도 도롱뇽 알 세기 활동을 하고 카카오톡에 공유한 사진 모습 

4. 가덕도에서 25개 도롱뇽 알덩이를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가덕도에서 기록한 도롱뇽 알 수 . 도롱뇽 알덩이 2개가 한 마리의 도롱뇽이 낳은 알 수다. 그래서 곱하기 2을 한다.

5. 가덕도 도롱뇽에 대한 최초의 기록입니다. 

  • 가덕도 도롱뇽은 최소 52개에서 최대 172개의 알을 낳습니다 .
  •  가덕도 도롱뇽은 평균 89.75개의 알을 낳습니다. 
  •  가덕도 도롱뇽은 거제도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도롱뇽보다 작은 사이즈들이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  가덕도 도롱뇽은 모색이 짙은 갈색으로 외부적 모양에 대한 변이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 가덕도 도룡뇽들이 발견되 곳은 계곡 물이 고인 돌아래와 축축한 땅 속에서도 관찰 되었습니다. 

 

가덕도의 도롱뇽알, 생명은 강하고 아름답다.

  가족들이 도롱뇽 알을 세는 동안 아래쪽에서는 어른들이 웅덩이를 팠다. ‘생명 우물, 울타리만들기 활동을 했다. 건조에 노출된 알 덩이나 올챙이를 보다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는 양서류를 구하는 따뜻한 실천 1004운동을 하고 있는데, ‘생명 울타리활동은 보다 더 깊고 넓은 웅덩이를 만들어 보다 더 안전한 양서류 서식 환경을 만들어주는 활동이다. 생명 울타리 활동은 우리 둘레 그냥 흔하게 보아온 물웅덩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 내고,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나누기 위한 시작점이다.

가덕도 생명 우물, 울타리를 선한 호모사피엔스들이 만들다.

생명 그릇을 만드는 선한 호모사피엔스

 

계곡 아래에 웅덩이를 만드는 선한 호모사피엔스 

 

선한 호모사피엔스가 만든  가덕도에 생명 그릇 , 생명 울타리

 아이들을 돌은 줍고 어른은 삽질로 웅덩이를 팠다. 계곡 운반 작용으로 계곡 메워지겠지만 당분간 더 많은 물을 머금고 몇몇 올챙이와 도롱뇽 유생, 양서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삶의 공간이 된다. 갑자기 빗방울이 들더니, 쏟아진다. 맘 속으로 태풍처럼 쏟아져라라고 말하고 있지만 비는 잠시 왔다 멈추었다. 잠시 비가 왔을 뿐인데 오수로를 따라 모인 물이 생명 울타리에 모여 우리나라를 닮은 웅덩이가 되어, 우리는 행복하게 만들었다.

완성된 생명 우물, 울타리 모습. 잠깐 비가 와서 물이 고였다.

완성된 가덕도 생물 그릇, 울타리 모습. 잠시 생명들에게 소중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우린 개발에 저항한다.

 지구에서 인간은 절대적 존재로 성장했다. 어떤 종을 멸종시키고 어떤 종을 살릴지 결정할 수 있는 신의 선택권을 가진 존재다. 가덕도 신공항은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없는 곳이다. 만일 인간의 이성을 상실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을 눈을 가려서 공항을 건설한다면, 당신은 오늘 도롱뇽 몇 마리를 살리기 위해서 아침 선잠을 깨고 가덕도로 달려와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던 그 흙도 가닥도 앞바다에 갈아 넣었다는 사실도 분명 알아야 한다.

 

* 이 활동은 경남실천교사모임 후원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