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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세상을 변화시킨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

맹꽁이를 지키는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님을 아시나요?

 

5월 초에 부산 강서구 명지 맹꽁이 소식을 처음 들었다. 생명그물 최대현 대표님이 사람개구리 까똑방에 소식을 올렸다. 경남권역에는 부산 삼락에 대규모로 맹꽁이가 서식한다. 명지는 삼락보다 위쪽에 있는 낙동강 하구역이다. 경남권역에서는 진주, 밀양, 창원, 산청, 김해, 합천 권역에서 분포한다.

 

맹꽁이 모습

 

 

맹꽁이 생존 전략은 특별하다.

 

맹꽁이는 특별한 생존 전략을 선택했다. 장마철  일시적인 웅덩이에 산란을 하고 알에서부터 성체까지 한 달 내외에 빠르게 성장한다. 맹꽁이는 환경에 대한 내성이 어떤 양서류보다 강한 종이다.  이런 생태적 특성 때문에 물이 부족한 공간인 낮은 구렁지 둘레, 도심 속 공터와 공원, 주택가의 오수로 통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첫째 물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종에 비해 적다. 양서류는 물에서 아가미로 호흡하며 성체로 변태해 땅에 오른다. 생존을 위해 물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야만 성체가 되어 땅에 오른다.  물은 양서류의 첫 번째 생존 조건이다. 일반 종의 48배 빠른 속도로 양서류가 멸절하고 있는 이유는 알을 놓을 산란장, 즉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제공되는 공간이 급속도로 사라졌다. 상대적으로 물에 대한 의존성이 낮다는 것은 넓은 서식 공간 확보하고 생존 확률을 높인다.  맹꽁이가 사는 곳들을 보면 사람들은 '이런 곳에 맹꽁이가 살고 있다고'라는 생각을 한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면 군데 군데 일시적인 웅덩이가 생긴다. 맹꽁이는 이곳을 산란장으로 선호한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면 더 많은 웅덩이 생기고 산란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맹꽁이가 6~7월 장마철에 물이 고인 웅덩이를 산란장으로 선호하는 이유다. 

 어디서나 알을 낳을 수 있는 환경이지만 극복해야할 문제점도 많다. 일시적인 웅덩이들이 빨리 마른다. 웅덩이가 마르기 전에 성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다른 올챙에에 비해 빠르다.  비가 오고 난 후 고인 웅덩이는 햇살이 나면 마르기 때문에 많은 맹꽁이 알들은 건조에 노출되어 죽는다. 

맹꽁이알

 맹꽁이 알은 물 표면에 둥둥 뜨서 독한 햇살을 정면으로 받으며 최대한 빨리 성장한다.  온도가 높을 수록 양서류는 보편적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맹공이 알들은 우물질에  쌓인 독립된 알이다. 낱개의 알은 같은 웅덩이에서도 운명이 다르다. 웅덩이 물이 줄어 들면서 자연스럽게 물길을 따라서 가장 깊은 웅덩이로 흘러 간 알은 생존 확률이 더 높다.  많은 알을 낳고 웅덩이가 마르기 전에 몇개 알만 변태에 성공하려는 전략이다.  

둘째 맹꽁이는 흙을 안전한 은식처로 이용한다. 맹꽁이 다른 이름이 쟁기발개구리. 뒷발은 흙을 잘 밀어낼 수 있는 구조로 발달했다. 뒷발로 땅을 파고 흙 속에 숨는다. 능동적으로 은신처를 만들고 활용하기 때문에 천적으로부터 안전하고, 피부호흡에 필요한 안정적인 습기를 유지한다.  즉 다른 개구리들 보다 안전한 땅 위 생활을 한다.  관찰자가 맹꽁을 낮에 관찰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돌멩이나 나무들이 쌓아 둔곳 아래서 관찰되기도 하지만 낮에 맹꽁이 관찰은 매우 힘들다.

맹꽁이 뒷다리. 바닥에 땅을 밀어 낼 수 있는 구조가 있어 땅파기에 유리하다.

 

  맹꽁이는 야간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해살이 들면 어두운 곳에 숨은 습성을 이용해 함정을 만들어 잡는다.  양서류 중에서 함정을 이용해서 잡은 유일한 양서류가 맹꽁이다.  이런 생태 때문에  눈으로는 서식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도심 속 풀밭 지대나, 빗물이 흐르는 오수로 속에서 산란을 하고 흙과 풀밭을 의지해 산다. 맹꽁이 생태 특징 때문에 도심 속 공원이나 공터 둘레 풀밭에서 살아 남았다.

 

 

 

맹꽁이에 대한 정보들이 축척되고 있다.

 

양서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모두가 전국에서 활동 중인 사람개구리님들 활동 때문이다.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되면 새롭게 정리해야 할 부분도 눈에 보인다

 맹꽁이 산란 환경에 대한 부분이다. ‘일시적인 물 웅덩이라고 말한다. 최근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보면 맹꽁이는 일시적인 물 웅덩이에서도 산란을 하지만, 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산란하는 경우도 많다

두 번째는 산란기다. 장마철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5~9월까지 산란이 관찰되고 있다.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산란하지만 꼭 장마철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면 산란한다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오수로 안에서 산란 중인 맹꽁이 

 

맹꽁이 생태는 우리 나라 양서류 중 가장 흥미롭다. 맹꽁이는 알에서 성체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종이다. 양서류 성장 속도는 온도가 높을수록 먹이 환경이 좋을수록 빨리 진행된다 맹꽁이는 알 우물질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48시간 정도다. 맹꽁이는 물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빨리 성장하고 변태해서 땅으로 오는 전략을 선택했다.

 

맹꽁이 올챙이

 

6~7월 물 속은 빨리 많이 먹고 성장하는 생물들로 가득하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웅덩이를 선호하지만 일시적 물웅덩이는 맹꽁이 올챙이가 변태할 때까지 물을 품지 못하는 곳이 많다. 물과 먹이 환경으로부터 탈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빨리 변태하는 방법 밖에 없다. 먹이가 되는 것을 피하고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물 표면에 알이 둥둥 뜨는 선택을 했지만, 맹꽁이 알은 물 속 생물이 좋아하는 먹이다. 물이 고인 웅덩이에 알을 낳으면 다른 곤충들 밥이 되고, 일시적인 웅덩이에 알을 낳으면 말라 죽는다. 

건조에 노출되어 말라 죽은 맹꽁이 올챙이

 

맹꽁이 순치는 왜 없을까

 

맹꽁이 올챙이는 신기하게도 먹이 활동에 꼭 필요한 순치(입술과 이빨)가 없다. 없다기 보다 거의 발달 안 했다. 참 흥미롭다. 물 속 생물들에게 먹이를 먹는 방법은 입의 구조에서 결정된다. 올챙이는 입술과 치아가 잘 발달해 물 속 풀들과 잎들을 순치로 갈아먹거나 모아서 잘라 먹는다. 물 속 생활에 풀들을 먹기 위한 필수적인 구조가 없다는 것은 먹이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 속에서 먹는 양이 다른 올챙이에 비해서 적게 먹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짧은 올챙이 기간 때문에 순치가 필요 없었을까, 아직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다.

 

올챙이 순치(입술과 잇빨모습)

 

맹꽁이올챙이 입모습

 

맹꽁이올챙이 움직이는 입 모습 

 

맹꽁이는 우리 둘레 가장 가까이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보호종이다.

 

환경부 양서류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수원청개구리는 1급으로 보호 되고 있다.

 

맹꽁이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능력과  단순한 생태 특성으로 살아 남았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생태 습성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종이 맹꽁이고, 우리 삶과 가장 가까이 있다.  개발 과정에서 맹꽁이 대체 서식지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진주 맹꽁이 대체 서식지. 진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개인이 서울에 맹꽁이 산란장을 만들어 준 사례. 김두림선생님 페이스북 인용

명지 맹꽁이도 대표적인 사례다. 낙동강 하구역에 사람들이 녹산 산업단지를 만들고 신항만 배후 도시로 들판들이 개발되었다.  맹꽁이가 살고 있던 맹꽁이 천국에 사람들이 맹꽁이 허락도 없이 도시를 건설했다. 하지만 사람들인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공원에 흔적을 남겼다. 명지에 맹꽁이 공원이 있다. 공존을 위한 첫 번째 노력이다.  사람들이 맹꽁이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명지 맹꽁이 울음소리. 제공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님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명지가 맹꽁이 땅임을 처음 알린 사람이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 박민규 선생님이다. 맹꽁이 존재를 알고 건조에 노출된 맹꽁이를 살리는 1004운동을 실천하고  SNS에 올려 주셨다. 생태적 특성 때문에 가장 건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종이 맹꽁이다.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님은 개인적 신념을 실천했고, 과정들이 맹꽁이 보호의 가장 모범적인 답을 만들고 있다. 선생님의 활동은 2023724일 기준 47일째 진행 중이다. 47일의 활동이지만 그 활동이 가진 의미들을 되짚어 보면 큰 감동을 받는다.

박민규선생님 페이스북 인용

 

박민규선생님 페이스북 인용

 

첫째 선생님은 관련 활동을 SNS에 공유해 관심을 만들었다. 나에게도 연락을 주셨고, 활동 내용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고,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스스로 만들었다. 이런 열린 구조들이 결국 함께할 수 있는 동료들을 만들고 다른 세상과 연대하는 힘을 생산했다.

 

맹꽁이를 구하는 따뜻한 실천 1004운동

 

둘째  선생님이 맹꽁이 보호를 위해 기본적 방법들을 만들고 적용했다. 나도 맹꽁이를 관찰하지만 보호 경험은 없다. 명지맹꽁이사람개구리님은 연못이 말라 맹꽁이 올챙이가 폐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구니 사서 맹꽁이 올챙이를 옮겼다. 바구니에 옮긴 맹꽁이 올챙이가 새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작은 발로 덮어 주었다. 맹꽁이 올챙이에게 맞는 먹이를 공급하고 관리 중이다. 선생님 방식으로 맹공이 보호 방법을 생산하고 세상과 나누고 있다.

 

 

셋째 맹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국가와 자치 단체는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맹꽁이 서식을 낙동강유역청과 지자체에 알리고 적극적인 보호를 요청했다. 그 결과 연못 수위가 30Cm 유지하기로 했고, 습지 공원 관리자가 매일 연못 물 높이를 관찰하고 물이 마르면 강서구청에 연락해 물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개인의 관심과 노력으로 낙동강유역청과 자치단체가 함께 맹꽁이와 상생하는 구조다. 이런 활동들이 모이면서 경남 권역에서 명지가 대표적인 맹꽁이 서식지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시민이 세상 변화 시킨다.

 

시민의 힘이 그 나라 수준이다. 우리 사회 다양한 공간에서 시민들이 성장 중이다. ‘맹꽁이 한 마리 보호가 무슨 대수냐라고 말하겠지만 시민들은 맹꽁이 한 마리를 통해 사회 탐욕과 무질서 인간 이기심을 만난다. 어쩌면 아리스토텔레스 동굴 비유에서 비로소 그림자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저번 주에 선생님을 만나 뵙고 행복했다. 선생님께 개인 모든 것들을 책임질 수없다. 선생님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라고 말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시민이 국가에게 권력을 위임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