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

훌륭한 도감은 멋진 그림책이다.

이번 주에 책 2권을 선물받았다.

부자가 된 한 주를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첫번째 책은  자연의 벗 오창길소장님이 보내주신 일본도감이 집으로 왔다.

흑백 제본책이지만 책을 받고 한 동안 행복했다.

일본어는 모르는 무지랭이라서 그림책으로 읽고 있다.

일본 수서곤충 양서류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요약서 같은 성격이다.

 

2003년 일본 서점에서 일본 도감을 처음 보았다.

도감 속 사진의 생동감

철저히 분석된 생태학적 지식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데이터와  긴 연구 기간 속에 만들어진 방대한 자료

모든 것들이 새롭고 부러웠다.

 

지금도 우리 집에서 제일 비싼 책은 일본에서 사온 일본 양서류대도감, 메뚜기대도감과 잠자리 대도감이다. 모두가 20여만원 가까운 큰 돈을 주고 구입한 책들이다.

성인용 그림책으로 생각하고 가끔 넘겨보고 있다.

 

 

우리 나라에 잠자리 도감이 없을 때 우리 집에는 일본 잠자리 도감 3권이 있었다. 

한 때 내가 가장 많이 본 성인용 그림책 구실을 했다.

 

세월이 책 속에 익다보니 책에 문화가 있고

나라마다 사물을 바라보는 과학적 관점도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창길 소장님이 보내 주신 제본 책은 전형적인 일본식 책 자료다.

물론 책을 낸 목적과 대상에 따라서 당연히 차이가 나겠지만

내가 느낀 일본 책의 자료는 '철저한 분석을 바탕에 둔 사실'을 좋아한다.

잘 도금된 철사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실용적 지식과 정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본에서 사들고 온 첫번째 책이 일본 수서곤충책이다.

집 책장 한 구석에서 자고 있다.  

15년 전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는 좋은 수서곤충 책도 도감도 없었다.

화려한 사진에 반한 점도 인정한다.

꼭 그렇게 멋진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기계치인 나에게는 불가능해 보인다.

장비를 고급으로 바꾸면 변할까?

연장만 탓하고 있다.

 

 

 

양서류 부분이다.

생각보다 정보가 없다.

대략적인 내용들을 안내하는 안내서 정도 내용이다.

 

 

두번째 책은 자연과 생태에서 최근에 나온 물고기 '민물고기 필드 가이드 북'이다.

조영권편집장님의 배려로 공짜로 우리집에 도착했다.

 

자연과 생태 도감은 집과 학교에 모두 있다.

사진 속 도감들은 하늘강 동아리 아이들을 위해 구입한 책들이다.

과학실 한 공간을 이렇게 도감으로 채워두고 아이들이 보게 한다.

최소한 오가면서 책 제목이라도 읽을 수 있도록 과학실 입구의 책상 위에 있다. 

최소한 외국 도감을 그림책으로 보아야 하는 슬픔은 되물려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도감들을 샀다. 

학교 옮길 때마다 비슷한 일들을 해 왔다. 도감의 중요한 소비자인 샘이다.

 

 

 

자연과 생태 도감은 나에게는 아주 특별하다.

일본도감을 그림책으로 보았던 나에게

글과 그림을 속 시원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 도감이다.

 

'나도 이 도감처럼 사진을 찍어야겠다'

'나도 이런 책을 만들어야 겠다'는 욕심을 키워준 책들이다.

 

 

민물고기 필드 가이드북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이다.

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크게 사진으로 찍어 넣어서

도감 전체가 시원시원하다.  

 

물고기는 처음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진 영역이다.

아이들에게 정리 단계나

활동 나가기 전에 종에 대한 이해를 높일 때 사용하면 딱 좋을 것 같다.

감사하게 2권을 보내 왔다.

집과 학교에 각각 두어야 겠다.

 

 

자연과 생태 도감을 보면 참 좋다.

사진들 속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사진과 글들이 편하지만 독한 땀 냄새가 난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꼭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차곡차곡 도감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돈 안 되는 책을 만들어 내면 오래 못 갈 거야.'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도 좋은 책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참 용하다.

독자가 늘었을까?

좋은 책들이 쌓이고 있다.

최소한 우리 아이들은 외국 서점 도감 코너에 웅크리고 앉아서 감동 받아서

비싼 그림책으로 사 들고 오는 일은 없어질 것 같다.

 

 

 

 

오늘 학생이 새 깃털 3개를 가지고 왔다.

무슨 새의 깃털인지 물었다.

일본에서는 잘 정리된 새 깃털도감을 본적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누군가는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공주님이 깃털 이야기를 하다가

물방개 이야기를 했다.

물 속 도감을 주면서 본 물방개를 찾아 보게 했다.

공주님은 과학실 단골 이다.

 

 

도감을 넘기다 말고

플라나리아를 보고서 한참 말을 했다.

사진을 보니 아직도 공주님 목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이것 잡아서 먹어도 되네요"

 

역시 좋은 도감은 멋진 그림책이다.

아무리 보아도 그것을 보고 먹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은 우리와 다른 모양이다.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복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