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살아있는 생명들과 인연 만들기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Since 1999 호기심은 전염병 하늘강이야기

 

 

"선생님, 하늘소 잡았어요. 어떻게 키워야 해요"

일요일 요란하게 전화가 왔다.

전화 목소리에는 신명과 기쁨이 펄펄 날렸다.

"하늘소는 키우기 쉽지 않아."

전화통화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되었다.

 

5월 2일 월요일 아침, 왕자님이 상자 한 박스를 가지고 교실로 들어 왔다.

얼굴에는 묘한 웃음이 담겨 있다.

"선생님 하늘소"

맞다. 어제 전화 통화를 할 때 살려 주거나 아니면 선생님도 무엇을 잡았는지 궁금하니까

선생님에게 보여주고 살려주면 안되겠냐고 말을 했다.

털뚜꺼비하늘소다.

 

 

 

 

 

 

 

 

 

혹시나 죽을 까봐 박스에는숨구멍으로 구멍이 송송송

상자를 얼어 보니 바닥에는 흙이 쪼르르록 깔려 있고

먹이로 나무 이야기를 했는데 나무가지도 들어 있다.

" 우와 대단해"

약속대로 선생님께 보여 주고 나면 살려 주기로 했다.

까마귀똥밭에 통을 열어서 살려 주었다.

이 말을 하고 왕자님 얼굴을 보니 왕자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호기심에 가득한 사람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1교시 시작 할 쯤 큰강아지똥 공주님이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찾았어요?"

훨, 사마귀 알이다.

"선생님 이것은 왕사마귀 알 맞죠. 이것은  넓적배사마귀인가요?"

웬만한 사마귀 알들 이름은 이제 큰강아지똥들이 안다.

주말 내내 사마귀알을 찾았던 모양이다. 대견한함과 고마움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모르겠다.

사마귀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사마귀 알을 찾아 온 공주님의 얼굴에도 웃음 꽃이 피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준비한 따뜻함에 핀 사람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오후, 월요일 아침에는 분주하다. 한달에 한번 있는 회의도 있고,

어린이날 관련 체육대회관련 준비 모임도 있었다. 교실에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데

2학년 왕자님이 무엇인가를 던져 주고 획 나가버렸다.

뭘까?

ㅎㅎ 잠자리다.

죽은 잠자리다. 자세히 보니 가시측범잠자리다.

어디서 깔려 죽은 것을 발견하고 나를 위해서 가져 온 모양이다.

무엇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7시, 늦은 일들을 마무리하고 고성으로 갔다. 특별한 손님이 고성에 오신다.

사람 냄새를 채우기 위해서 달려 갔다. 부쩍 속이 냉하고, 맘 속에 냉장고가 우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약해졌다는 반증일까? 두려움이 돋아 난다는 신호일까? 모르겠다. ㅠㅠ

 

너와다찌, 언제 와도 언제가도 행복한 곳이다. 사람 혀의 천만가지 세포들을 깨우는 신선함이 상마다 가득가득 넘쳤다. 맛나는 것은 좋은 사람들과 같이 먹어야 감칠맛이 난다.

 

독수리할아버지 김덕성선생님, 늘 따뜻한 환생교 교주 윤병렬 선생님, 찬란한 떠거움을 가진 오창길소장님, 서울토박이송주영 북센스대표님, 큰호수를 품은 김병철선생님이 음식에 감칠맛과 사람맛을 더했다.  독특한 사람 냄새가 음식과 찰떡궁합이다.

 

선물도 받았다. 최근 오창길 소장님이 내신 '교실 밖, 펄떡이는 환경이야기'와 갑장 송대표가 북센스에서 낸 '자연과 친구되는 생태 미술놀이'책이다. 저자에서 싸인본 책을 받고 출판사 사장님에게 책을 선물 받은 특별한 날이다. 모두가 사람 냄새가 났다.

사람 냄새가 사람꽃, 사람꽃이 제일 이쁘다.

 

 

 

 

 

 

 

사람꽃이 활짝 활짝 피고나면 그 아래 작은 씨앗들이 뚝하고 떨어진다.

추억, 그리움, 희망, 뭐.. 이런것들이 사람 냄새가 품은 만든 씨앗들일까? ㅎㅎ

사람 냄새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꽃중에 가장 소중한 꽃이 사람꽃이고

가장 고운 꽃이 사람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