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가슴 뛰게 하는 추억이 감수성을 만든다.
여름이다. 적당하게 낮 동안 달구어진 밤공기가 상쾌하다. 여름철 밤 공기는 설렘과 조금 낮선 흥분이 있어 좋다. 어둠으로 적당하게 처리된 여백과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집착, 풀벌레 소리들의 자극이 묘한 설렘을 만들어 가는지 모르겠다.
여름철 소리의 으뜸은 개구리 울음 소리다. ‘켁켁켁’ 울어 되는 청개구리가 소리가 폭풍처럼 왔다가 파도처럼 밀려가기를 반복한다. 그 속에서 ‘크으으륵 크으으륵’ 울려 퍼지는 참개구리 소도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울려 퍼진다. 비가 오는 날이면 멀리서 ‘우—후, 우-후’하며 무당개구리 소리가 여름밤을 촉촉하게 만든다. 이런 여름 밤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여름 밤에 달빛 아래서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추억과 그리움도 한 몫을 한다.
두꺼비 앵산 산오름 축제가 있었다. 개구리 울음 소리에 맞추어서 아이들과 사람들이 웃음 소리를 만들고 노래 소리도 만들었다. 여름 밤 공기 속에 울려 퍼지는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때 아이들이 만들었던 소리들이 생각나고 웃음이 절로 난다.
<사진 : 두꺼비앵산 산오름 축제 때 풍등에 담은 소원 날리기 활동 모습>
두꺼비 앵산 산오름 축제에서 나온 소리들은 몇 가지 측면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 경남권역에서 두꺼비와 양서류를 위한 작은 음악소리가 울러 퍼졌다는 점이다. 이번 활동은 경남양서류네트워크와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지지는 못했다.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고 같이 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경남양서류네트워크에 소속된 하늘강동아리가 주도가 되어서 운영되었다. 아이들의 관심과 참여로 양서류의 중요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은 매우 높이 평가 받을 수 있는 점이다. 또한 양서류 보전을 위한 함께하는 활동 방법으로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두꺼비 앵산 산오름 축제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여름 밤공기를 즐기면서 걷다가 개구리 소리를 듣고서 산오름 축제의 추억을 생각 할지 모른다. 그 때 잡았던 엄마 아빠의 따뜻한 손, 함께 읽었던 시, 같이 불렀던 개구리 왕눈이 노래, 추억의 한 장면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이렇게 한 부분의 경험과 행동들을 통하여 감정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감수성이라고 한다. 환경교육 측면에서는 생태적 감수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 : 중촌저수리 올챙이 탐사 활동,오비초등학교>
개인주의가 되고 정서적 감성이 메말라가는 시점에서 인간성 회복을 위하여 감수성은 강조되고 있다. 창의 인성 함양을 위한 기본적 요소로서 강조되는 것 또한 감수성이다. 감수성은 창의성을 일깨는 바탕이 되기도 하고 인간이 타고난 감정들을 조절하고 일깨우는 바탕이다.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가 감수성이 매우 발달되어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들이 학교 현장에서 생태 환경교육을 강조할 수 밖에 이유들이다.
<사진: 두꺼비 보호를 위하여 현수막을 설치한 하늘강 5기 아이들 모습>
하지만 학교 현장을 뒤돌아보면 우울하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체험 학습들은 늘 외면 받기 쉽다. 태양 아래서 걷고 땀을 흘려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관심을 갖는 교사들 또한 너무 드물다. 현장의 체험 학습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관심 또한 늘 아쉽다. 밀려드는 다양한 교육 형태와 방법들로 인하여 환경교육의 모습들은 변형되고 있다.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스팀교육이라는 이름들 속에서 본질적 환경교육의 모습들은 왜곡되고 변형되어진 모습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사진: 두렁두렁 논두렁 걷기와 탐사 활동을 하는 하늘강 5기 오비초등학교>
기초교육은 어떠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불편하지 않은 속성들이 있다. 그래서 기초 교육인 것이다. 기초와 기본교육이 창의성과 독창성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 환경교육이란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변할 지라도 ‘아이들이 자연 공간 속에서 자연과 마주하면서 감수성을 키우고 느끼고 발견하는 교육’이라는 사실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 칠판이 스마트 교육이 화려한 시각적 효과로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 시간을 추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은 여름밤 공기의 묘한 설렘처럼 가슴을 ‘쿵쿵쿵’ 뛰게하는 그리움이 있지만 스마트 교육에는 ‘쿵쿵쿵’ 가슴 뛰는 그리움을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 : 중촌저수리 올챙이 탐사 활동하는 오비초 3학년 학생들>
통영거제오늘 신문 2014년 6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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