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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뱀 열마리 만나는 날

가을 들판에서  ' 뱀 열마리 만나는 날'

 

Since 1999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하늘강

 

아침에 등교하니 2명의 공주님 책상위에 개구리 사육통이 있다.

어제 방과후에 개구리를 잡고 아이들이 만들었다.

청개구리다.

" 겨울잠 자야하는데"

" 먹이 주고 키우고 싶어요"

공주님의 뜻이 완강하다.

어찌할까?

세월이 해결 해 줄 것이다. ㅎㅎ 

 

 

 

마을 둘러보기 활동을 했다.

“오늘 목표는 뱀 10마리 보는 거야”
“예”
아이들 눈이 황소눈이다.

 

 

뱀을 둘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기라서 아이들에게 뱀 주의를 하라고
한 말이다. 그런데 학교 뒤 저수지에 무자치를 만났다. 첫 뱀을 보고서
아이들이 뱀 열 마리를 볼 수 있겠다고 날리다.

 

 

추수가 시작된 벼논들을 걸었다.
“선생님은 논두렁 겁 안 나요”
“ 응”
“ 선생님은 참 용감하시네요”

우리 반 공주님이 나를 용감하다고 칭찬을 했다.
촌놈에게 논두렁은 세상에 제일 다니기 편한 길이다.
촉감도 좋고, 안전한 길이지만
아이들은 논두렁을 사람들이 걷는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촌놈 선생냄을 만나고서 이제 논두렁 외기를 다튼 설렘을 즐긴다.

 

 

비가 와서 추수한 논바닥이 질다. 최대한 마른 곳으로만 다녔는데
“선생님 신발 빠졌어요”
왕자님 신발이 작은 농로에 빠졌다.

 

 

논에서 죽은 누룩뱀 새끼를 만났다.
아이들은 겁을 먹고 저만치 물러났다. 2번째 만난 뱀이다.

 

 

 

비가 와서 개울에 물 흐르는 소리가 힘차다.

개울로 내려가 아이들과 물 장난을 했다.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했다.

 

 

중촌천 길을 걷다가 3번째 뱀을 만났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누룩뱀 같다.
몸과 꼬리를 벼에 숨기고 10cm쯤 몸이 보였다.

 

햇살 잘 들고 있는 개울 길에서 아이들과 누워서 개울 소리를 들었다.

파랗게 익기 시작한 하늘이 곱다.

 

 

 

논에서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았다.
혹시 했는데 역시 ‘한국산개구리’다.
작년에도 이맘 때 빈 논에서 잡았는데 한국산개구리는 북방산개구리보다 논 주변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다가 겨울 잠을 자는 모양이다.

 

 

논에서 청개구리도 잡았다.
아이들의 손길에 놀란 청개구리가 몸에 공기를 품고 볼록하게 자기 위세를 들어 내보지만
아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청개구리와 참개구리들을 초록 옷을 벗고 있다.
시절에 따라서 변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살아 있는 것을 변한다.

변하는 들판의 모습들이 생물들에게 변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를 주고 있는 샘이다.

난 오늘

아이들은 오늘 또 어떻게 변했을까?

 

201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