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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Since 1999 하늘강이야기 시즌2. '1. 자연을 보는 눈을 선물하는 날'

두꺼비알 찾으로 갈래?

 

Since 1999 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 하늘강

 

 

거제환경교육네트워크에 번개팅을 날렸다. ' 거제도 두꺼비알 보로 갈래?'

밴드에 올리고 나서 다시 글을 읽었다. '보로'라는 말을 보고 속으로 웃었다. 친근한 사투리, 고칠까 궁리하다가 그대로 두었다. 완우가 댓글을 단 것을 보고 한두팀이 오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날은 풀렸지만 바람은 차다. 거제 시청에 도착해서 밴드를 보니 3-4가족이 댓글을 달았다. 

옹기종기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장용창 박사 가족,  완우가족, 그리고 댓글에 보니 은영이네 가족, 혜진이네 가족, 그리고 다른 일정 때문에 오지 못한 몇몇분들의 댓글도 달려 있다. 

 

오늘 1차 활동 5가족들 단체 사진

 

 

활동1. 논두렁을 타고 자연스럽게 걷기

 

오늘 아이들에게 자연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지만 집중해서 걷는 즐거움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이 주제는 내가 하는 자연 체험 활동의 중요한 주제다. '두렁두렁 논두렁 탐사대' 아이들과 논두렁을 타고 걸어가면서 둘레를 이해하는 활동이다. 아이들과 논두렁을 타고 조심스럽게 걸었다. 봄비를 머금은 논흙들이 뽀송뽀송하다. 신발 아래에 느껴지는 느낌을 아이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새로운 길을 걷는 약간의 두려움이 아이들을 집중하게 만들고 즐거움을 만들었다.

 

논둘어 타고 걷는 아이들

 

 

 

활동2. 오늘의 관찰 목표를 명확하게 나누고 공유하기

 

오늘은 두꺼비 알을 보는 날이다. 어제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혹한과 겨울 가뭄으로 예년에 비해서 2주 정도 두꺼비의 이동이 느려졌다. 일부에서 두꺼비가 이동하고 있는 소식은 들려 왔지만 아직 산란의 흔적은 없다.  어제 충분히 비가 내려서 논두렁을 걸으면서 '오늘은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 너희들이 착한 일 50가지 했으면 오늘 두꺼비 알을 만날 수 있을거야"

 아이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몇몇 아이들은 이 말에 당황했다. 혹시 자기 때문에 두꺼비를 못보는것은 아닐까 두려운 모양이다.

 " 착한일 50가지 안 했어도 괜찮아."

 " 오늘 이렇게 착한 일 하고 있잖아."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두꺼비 짝짓기 모습과 두꺼비 알

 

 

 

 

 

활동3. 관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주기

 

생태 활동은 맹목적인 지식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다. 참가자들이 둘레를 볼 수 있는 씨눈을 달아내는 일이다.

 

" 저기가 개구리가 알을 낳기 좋아하는 곳이야."

" 3월 경에 여기에 오면 개구리 알을 볼 수 있을지 몰라."

" 개구리는 어디에서 겨울잠을 잘까?"

 

질문과 문답을 통해서 아이들이 활동에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다.

 

 

" 너무 쿵쿵 땅 밟지마, 개구리 성낸다." 아이들이 웃었다.

 

 

활동4. 관찰의 대상을 발견하면 관찰하고 교감하기

 

" 여기 개구리 알이 있어요"

" 방금 전에 저기 개구리가 숨었어요"

함께 온 아버지께서 소리를 질렀다.

산개구리 알이다. 어제 밤에 낳은 건강한 개구리 알 2덩이가 있다.

내려가서 웅덩이에 손을 넣었다.

숨어 있는 산개구리 1쌍이 손에 잡혔다.

 

 

 

아이들이 소란해지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자연 공간에서 흥분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 조용히 해. 개구리가 놀라"

" 지금부터 개구리와 눈인사 할 거야"

아이들이 하나를 같이 보게하고 집중하게 만들었다.

 

" 두 마리가 위 아래 붙어 있는데 어떤 개구리가 엄마 개구리일까?"

아이들이 저마다 말을 한다.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 할 때면 그대로 말을 하게 두어야 한다.

저마다 말을 하고 조용히 할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조용해지면 다시 교사가 질문을 한다.

 

" 왜 그렇게 생각해?'

 

이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은 조용해진다. 자기 말에 대한 자기 근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 질문에 답을 달고 질문을 한다.

 

" 엄마가 아기를 가지면 배가 어떻게 되지?"

" 엄마 개구리는 배 속에 알을 품고 있어서 배가 볼록해."

" 어떤 개구리가 배가 볼록하니?"

 

아이들에게 쉬운 방법으로 대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아이들이 눈이 넓어지고 크진다.

 

 

 

" 개구리가 알을 낳은지 얼마나 되었을까?"

" 산개구리 알은 크기가 얼마나 정도 되는 것 같애."

 

" 3cm"

"4cm"

 

어림하기다. 4학년 수학 교육과정의 일부다.

아이들을 둘레에 대한 정확한 개념들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다음에 올 때는 자기 한뼘의 길이를 알아오라고 했다.

"선생님이 도라에몽 도구를 이용해서 측정해 볼께"

이 말을 하고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니는 투명자를 옆에 두었다.

가로는 약 11cm, 내외, 세로는 9cm내외다. 산개구리 알은 어미의 건강 상태와 연령에 따라서 약간식 차이가 있다.

 

오늘 발견한 산개구리알덩이 2개

 

 

활동4. 호기심을  품게하는 생각 만들기

 

 

아이들이 개구리 알을 낳은 곳의 특징을 관찰했다. 길을 걷다가  개구리들이 가장 많이 산란하는 곳으로 왔다.

" 선생님이 문제를 낼 거야."

" 1번부터 4번까지 중에 자기 생각으로 다음에 오면 개구리 알을 발견할 수 있늘 것 같은 장소는?"

" 1번은 여기 모이고...."

 

저마다의 생각으로 1번부터 4까지 선택을 했다.

다음 활동을 시작 될 때 까지, 다음에 아이들이 지금의 장소에  오게 되면 아이들은 자기의 생각이 옳았는데 확인을 하고 싶어 한다. '호기심' '기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복선이다.

누구의 생각이 맞을까?

 

 

활동5. 최고로 집중할 기회 만들기

 

 멀리서 산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렸다.

" 산개구리 울음소리 들리니?"

 

 몇몇 아이들이 반응을 했다.

" 들려요"

" 우리 개구리 알 낳은 모습 보로 가자"

아이들을 이끌고 조심 조심 논두렁을 타고 걸었다.

 

작은 소리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 조용히 해"

" 소리가 나면 개구리가 울지 않아"

 

아이들을 개구리가 산란하는 논두렁에 앉게 했다.

그리고 귓속말로 전달했다.

 

" 잘 봐. 개구리가  물 속에서 나올꺼야"

아이들은 귀속말로 끝까지 말을 전달했다.

" 소리 내면 개구리가 나오지 않아"

개구리들 움직이 없어서 다시 귓속말로 전달을 했다.

아이들이 숨죽여 기다렸다.

아이들이 숨죽여 기다리면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 나온 개구리가 고개를 내밀줄 알았는데

역시 짝짓기 철에 모든 생물들은 예민하다. 인기척이 없다.

" 역시 개구리는 바보가 아닌가 봐."

아이들에게 마지막 귓속말을 전달했다.

 

논두렁에 앉아서 산개구리 울음소리와 모습을 관찰하는 아이들 모습

 

 오늘 체험에서 가장 멋진 활동이었다.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 아이들은 집중했다.

10여분간 아이들이 한 곳을 관찰했다. 가장 멋진 체험은 가장 완벽한 집중을 요구한다.

아이들이 집중하는 즐거움을 느꼈을까?

 

 

 

활동6. 관찰 대상을 명확히 하고 관찰하기

 

두꺼비 산란장에 왔다. 아이들 보다 한발자국 먼저 내려가 둘레를 관찰했다. '퐁'하고 두꺼비 한 마리가 숨었다. 두꺼비는 내려왔다. 아직 짝짓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산란은 오늘밤이나 내일 정도 이루어질 것 같다.아이들에게 두꺼비알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 지금부터 저수지에서 두꺼비알을 찾을 거야."

" 잘 봐."

아이들과 조심스럽게 저수지를 걸어가면 조사를 했다. '작년에 낳은 곳에 있을지 모른다.'라는 생각으로 저수지 모퉁이를 찾았지만 산개구리 알덩이도 보이지 않는다. 한 겨울 혹한으로 저수지 물의 온도가 낮아서 산개구리 두꺼비도 아직 산란을 못한 모양이다. 역시 자연은 변화 무쌍하다. 인간이 안다는 것은 '자연의 작은 머리카락' 정도 일지 모른다.

 

 

 

 

 

활동 7. 자유롭게 움직일 권리를 주기

 

 한 바퀴 돌았다. 잠시 여유를 가졌는데 아이들이 모여서 연꽃씨앗과 부들씨앗을 가지고 놀고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반응하고 자연과 친해졌다. 어떤 교육보다 신다고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하고 노는 곳이다. 그 곳이 자연이라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

 

 

아이들은 오늘 자연을 보는 작은 눈을 만났다. 아이들은 오늘 만난 개구리 알덩이 때문에 물이 고인 웅덩이가 보이면 '개구리 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두꺼비알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으로 '엄마, 두꺼비알 찾으로 가요~"라고 말할지 모른다.

 

'자연을 보는 눈' 이것이 공부하게 하고 자기를 성숙시키는 힘이다. 20년동안 아이들과 자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Since 1999 하늘강 시즌 2'로 시민들과 아이들을 만났다.  새로운 하늘강 이야기를 첫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쉽게 아이들과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하늘강이야기는 이어질 것 같다.

 

쿵쿵쿵 호기심은 전염병 하늘강이야기 2018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