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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

그녀는, 그는, 빛나는 분이다.

 

장보는 날인데 지나쳤다. 왼팔에 이상한 촉감이 살짝 스치더니 냉장고 문 여는 소리에 놀란 파리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주말에 열어둔 창문으로 날아든 놈이다. 날아오른 벽으로 눈을 이리저리 돌렸지만 앉은 곳을 못 찾았다. 그놈도 살 궁리를 해야 하니, 냉장고를 열고 있는 나와 파리는 같은 처지다.

 

냉장고에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산나물이 봉지에 그대로다. 냉동 칸 팽이버섯과 상추 다발은 생기가 없다. 살짝 미안다.

 

두 문단을 쓰기 전에 날아올랐던 파리가 귓가에 잉잉 소리를 내다 살짝 귀를 스쳤다. 이놈이 나를 시험하고 있다. 다음에는 내 뺨에 내려앉을 기세다. 다리에 내려앉아 세 걸음 걷다 날아올랐다.

 

네어버 이미지 검색 결과, 저작권에 문제가 있으면 삭제하겠습니다. 글에 온기가 있어 사용합니다. ^^

 

파리가 염탐을 즐긴다. 나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염탐중이다. 다 알지 못해 행복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할 때 눈 감은 술래 등 뒤에 다가온 누군가를 상상하는 재미,

 

두 달 간 양산에서 만난 사람들과 일은 그랬다. 파리와 다른 점은 파리는 염탐하다가 죽을 수 있지만, 난 염탐하다가 맞아 죽을 일은 없다. 파리 보다 못한 점도 있는데 그들의 맘 어느 구석에도 내려 앉지 못한다.

 

염탐꾼은 몇 가지 발견했다. 내가 만나는 분들은 특별하게 독하지 않다. 자기 몸을 염탐하는 파리를 향해서 무차별 에프킬라는 뿌리 정도로 예민한 분도 없다.

 

염탐꾼으로 가장 놀란 것은 '자기 삶에 대한 무료함'이다. 정확하게 꼬집는다면 ‘내 몸을 타고 놀고 있는 파리가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도전’이 없다.

 

능력이 차랑차랑 빛나는 분들인데, 그분들이 가진 판단과 신념은 냉장고 냉기를 닮았다. 냄새 없이 천천히 자기 빛깔을 유지하면서 부패하기만을 기다린다. 몇몇 시도는 냉기의 강도를 더 높이려는 몸단장이 다다. 능력은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펼치는 것이다.

 

파리의 염탐이 점점 도발적이다. 엄지발가락에 앉기에 움찔해 날려 보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난 아주 긴 그분들 삶 속에서 파리처럼 찰나를 염탐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공간에서 그들은 움찔 움찔하고 있다. 언젠가는 자기 삶의 무대를 스스로 만들고 주인공으로 오를 것이다.

 

그녀는, 그는, 빛나는 분이다. 염탐한 대부분의 교사는 뼛속까지 교사의 피가 흐른다. 뼛속까지 교사가 아니라도 좋다. 교사의 도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

 

늦게 포장을 떴었지만, 참기름나물 향기는 여전하다. 시들었지만 된장에 찍은 상추는 여전히 입속에서 달다. 향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듯 능력은 숨길 수 없다. 교사의 열정은 어울리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든다.

 

네이버 이미지 검색해서 가져 왔음. 저작권에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염탐하는 파리가 내 몸이 아니라 내 앞에 놓인 나물과 밥알을 포기하지 못하듯, 차랑차랑 빛나는 그와 그녀, 그분의 능력에 관심이 계속 간다.

 

스승의 날인데 지나칠 수 없다. 염탐꾼 생각이 손을 타고 오르는 파리처럼 거슬리겠지만, '차가운 냉기로 포장된 반짝이는 능력은 세상과 어울려야 한다.' 이 말을 꼭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