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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양서류와 인연만들기

새로운 가치를 품은 람사르습지생태공원을 꿈꾼다.

올해 봄,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람사르습지생태공원 웅덩이에 두꺼비가 대규모 알을 낳았다. 알을 낳은 주인공은 창원도시 개발 이전에 등명산과 인근 산을 오르내리며 살았던 두꺼비 무리다.

창원시와 창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시민들은 두꺼비가 알을 낳은 것을 축하해 주어야 했지만 노심초사했다. 비 오는 날 알에서 깨어난 두꺼비가 차로로 이동하다 로드킬 될까 걱정이 되어 시민들과 시민단체, 창원시 관계자분들은 람사르공원으로 달려왔다.

비 오는 날 어린 두꺼비들이 이동을 시작했다. 람사르공원 안쪽으로 이동한 어린 두꺼비들이 오수로에 빠져서 말라 죽어가기 시작했다. 창원시민들과 창원지속발전협의회에서는 밤낮으로 어린 두꺼비를 배수로에서 꺼내주고 생태 사다리를 놓아주었다. 시민 한 무리는 1년 내내 두꺼비들 모습을 기록하고 현장을 지켰다.

 

역시 창원시는 품격있는 도시다. 어린 두꺼비 올챙이를 보다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는 양서류를 구하는 따뜻한 실천 1004운동에 관용차를 지원했다. 람사르공원 두꺼비 보호를 위한 시민들 워크숍 장소로 창원시 회의실을 제공했다. 두꺼비 보호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창원시장님의 인사말은 2021년 람사르공원 두꺼비 보호를 위한 오수로 개선 사업비를 본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으로 실천되었다.

이제 창원람사르공원 두꺼비 문제는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람사르공원 두꺼비는 도심 공원이 어떤 생태학적 가치가 있는지를 수천 개의 논문보다 더 분명하게 증명했다. 도심 공원은 개발로 쫓겨난 생명들의 마지막 오아시스다. 람사르공원 두꺼비는 도시가 품은 양서류와 도시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시험대다. 람사르공원이 더 넓고 깊은 도심 공간 속 오아시스가 되기 위해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람사르공원의 재구조화 사업을 경남의 뉴딜 정책으로 선정해야 한다. 그린 뉴딜은 인간도 행복하고 생물도 더불어 공존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람사르공원은 30년 전의 가치인 도심 속 녹지 확보라는 가치에 갇혀있다. 17년말 기준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특·광역시의 경우 1인당 생활권 도시 숲 면적이 평균 7.1이다. 런던(27), 뉴욕(23)등 선진국과 차이가 많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인 도시 숲으로 거듭나야 한다.

둘째, 창원시는 람사르공원의 두꺼비를 시작점으로 도심 속 자연생태계의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내년에 시행되는 람사르공원 오수로를 친환경 오수로로 교체하는 작업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다. 안전하게 이동했다면 이제 안전하게 살아갈 초지대와 숲이 필요하다. 인간 눈높이에 맞는 나무들이 아니라, 곤충과 새들이 좋아하는 나무로 공원의 수목을 장기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자. 그리고 생명들이 이동할 수 있는 이동통로를 만들어 창원 도시 공원 전체를 연결해야 한다. 도심 속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인간이 자연에서 받는 생태계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셋째, 람사르공원을 기반으로 시민들과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접목시켜야 한다.람사르공원의 두꺼비가 창원시와 시민 환경단체를 한자리로 불러내고 서로 마주 앉게 했다. 현재까지 민관이 함께하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람사르생태공원이 미래세대의 교육 공간이 되고 미래가치를 나누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민교육집단을 더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지원이 필요하다. 시민의 성숙 없이 도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람사르습지공원의 두꺼비가, 마산의 잘피가, 창원천의 연어 떼가, 남천의 은어가 개발의 달콤함에 우리가 잊었던 기억들을 소환했다. 우리는 이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생명의 온기로 알고 있다. 우리의 온기로 우리가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