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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밭(생태놀이)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10. 감각을 통해서 외부와 만나기

세상과 마주하는 방법은 많다.

Since 1999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하늘강

 

 

" 선생님 우리끼리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에 가요"

" 왜 안가요"

" 목요일에 가요 수요일에 가요"

 

아이들이 성화다. 5월 연휴와 5월 9일 선거일 때문에 화요일 나가지 못했다. 16일은 학교 자체 행사가 있어서 못 나갔다. 맘은 늘 나가고 싶지만 상황이 허락하지 못해서 못나갔다. 그래도 저번주에는 숲선생님들이 와서 재미있게 놀았는데 아이들이 성화다.

 

" 이번 30일 화요일에는 갈 꺼야"

 

아침에 준비물을 챙겼다. 아이들이 빨리 오면 조금 빨리 출발하려고 했다.

서둘렀지만 몇몇 아이들이 늦었다. 빨리 준비했지만 8시 45분이 넘어서 '바똥숲'으로 출발했다.

 

 

" 선생님 사마귀 보세요"

넓적배사마귀 알집이 터졌다.

학교 사마귀알 사육통에서도 알집이 터졌는데 바똥숲 계단의 사마귀 알집도 터졌다.

오늘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에 생명 나무를 날아 주는 날인데,

아이들 눈에 사마귀가 보인다는게 신기하다.

아이들 눈이 자연 속에 적응되고 있는 모양이다.

 

 

 

'호기심의 뚱꾸찌르기' 아이들이 힘차게 하늘로 날았다.

올해 강아지똥은 참 특별하다.

내 스스로를 다시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있지만 가끔은 속으로 분노하는 나를 발견한다. '혹시나 하는 맘'에 가끔은 숲에 데리고 나오는게 두려울 때도 있다.

 

 

숲에서는 최대한 아이들 맘을 맞추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 놀기 위해서 왔기 때문이다.

신나게 놀기, 소리치면서 놀다보면 거칠어진 아이들 맘도 부드럽게 변할 것이다. 지금 나에게 부드러운 맘을 보여 주여 주지 않아도 좋다. 그렇게 나를 위로하기도 한다.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 사마귀 똥에서도 사마귀가 깨어 났다.

생명 나무를 만들어서 축하해 주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한 것을 준비했다. 눈가리개다. 고급용은 너무 비싸다.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다. 개당 1000원이다.  역시 품질은 불만족스럽다.

 

 

짝 활동으로 시작했다.  이 활동은 사람들 감각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시각 기능을 정지 제외하고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서 세상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하면 다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주의점을 말하고 안전 곳에서 연습을 시켰다.

눈이 없어서 불편해 하지만 아이들은 불편함을 즐겼다.

 

 

 

연습이 되고 나서 아이들을 숲 아래로 내려 보냈다.

뒷쪽 친구의 수 신호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눈이 없는 두려움을 자기 몸에 도달하는 친구의 손짓에 의지하면서 숲을 걸었다.

 

 " 무슨 소리가 들려"

 " 온 몸으로 느껴봐"

 " 상상하는 거야, 내가 걷고 있는 곳이 어떤 모습일지"

" 너의 발과 느낌 피부 소리로 니가 있는 곳을 느끼고 판단해 봐"

 

 

 

기본 활동이 정리 되고 나서 학생들을 3-4명을 그룹으로 만들었다.

'숲 속 애벌레' 놀이를 했다.

활동은 낮은 단계부터 시작했다. 서서 가기다. 이 활동이 익숙해지면 기어서 가기 활동을 한다.

그래서 손으로 숲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이들을 숲이 우거진 풀 숲으로 보냈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자기 몸에 닿는 풀과 나무가지의 감각에 아이들은 안절 부절 못했다. 이 활동을 할 때는 절대로 학생이 말을 해서는 안된다. 말을 하는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사히 숲을 건너와서 아이들을 활짝 웃었다. 두려움을 이겨 낸 대견함을 아이들은 장난치고 큰 소리로 표현했다. 아이들 소리를 웃음 소리가 솔바람을 타고 날고 있다. 날고 있는 웃음 소리를 보면서 '나오기를 잘했어'라며 나를 칭찬해 주었다.

 

배움과 가르침이 서로에게 행복감을 주지 않는다면 교육은 죽은 것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최소한의 예의가 활동이 끝난 후의 작은 웃음인 모양이다. 고맙다.

 

 쿵쿵쿵 20170531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