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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밭(생태놀이)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8. 솔방울은 씨앗이 아니야

솔방울 씨앗을 본 사람 손들어 보세요

 

Since 1999 호기심은 전염병 하늘강이야기

 

 

소나무 숲이다. 250여년의 세월이 만든 작품이다. 소나무는 대표적인 양수림이다. 멈추어 서 있는 것 같지만 숲도 끝임없이 변하고 있다.

 

시간은 이 숲을 또 다른 숲으로 가꾸고 있다.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에도 이미 참나무가 자리를 잡았다. 몇 몇 참나무는 소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17년 4월,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이라는 새로운 이름 생겼다. 그리고 나무에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그냥 소나무가 아니다. 부자나무, 구씨꿈나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사마귀도 산으로 갔다. 사마귀 알 부화 사육통을 달아 두었다. 처음 이것은 본 사람은 '뭐지?'라는 물음표를 달고서 다가 올 것이다. 사마귀통을 달아 놓은지 약 2주가 다 되었지만 아직 그대로다. 같이 보고 같이 즐기고 있다. 혹시나 '사람들이 떼어내거나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무의미한 생각이었다.

 

 

 

 

소나무가 새로운 씨앗을 품는 시간이다. 송화 가루가 비가 온 세상에 내렸다. 수정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꽃가루를 만든다는게 신기하다. 수정에 대한 절박감이 아닐까? 왜 그렇게 많은 꽃가루를 만들가? 궁금하다.  

 

 

[소나무 수술]

 

 

이행란선생님이 재미있는 소나무의 수정에 관련된 내용을 알려 주셨다. 송화가루(수꽃)을 만들어서 다 날려 보내고 10-15일  후 쯤 암꽃이 피어 난다고 한다.  이유는 날아간 송화가루는 다른 소나무와 수정을 하고 암꽃은 다른 소나무 가루를 받아들여 종족 번식을 한다고 한다. 즉 근친 교배에 피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나무가 근친교배의 위험성을 피하고 잡종 강세의 원리를 이해하고 생존 전략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래 꽃이 암꽃 수술같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 소나무 암술]

 

 

 

 

소나무를 유심히 보다가 웃었다. 솔방울이 아무 곳이나 맺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일정한 규칙이 있다. 소나무 가지고 시작된 곳에 솔방울이 붙어 있다. 한번도 '솔방울이 어디에 붙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솔방울을 보지 않았는데, ㅎㅎ 40이 넘어서야 소나무에 솔방울이 어디에 맺히는지 알았다.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역시 다른 활동이다. 이전까지는 솔방울을 보왔고, 오늘 난 솔방울을 관찰했다.

 

 

 

소나무가 무수한 솔방울을 품고 있다. 소나무는 암수 한 그루의 나무다.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바똥솔의 어머니 소나무와 아버지 소나무를 정했다. 엄마 아빠 이불 만들어 주기 활동을 5월에는 할 생각이다. 

 

 햇살을 유혹을 극복하거나 생존을 하기 위해서, 더 많은 햇살을 받기 위해서 소나무 가지들이 이리저리 비틀어졌다. 공간과 햇살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이것이 소나무에게는 힘이고 권력이다.  소나무가 원하는 권력이 사람들이 원하는 권력과 다른 것 같지만 속 내용은 똑같다. 더 잘 살고 더 편안하고 더 찰랑찰랑한 자기를 들어 내기 위한 욕망이다.

 

 

 

 

 

 

바똥솔에 손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자리다. 인근 논과 농수로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숲으로 잠자리들이 쉬기 위해서 바똥솔로 날아 왔다. 대표적인 봄 잠자리다. 사람들은 잠자리가  물가에 산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먹이와 산란을 위해서 물가에서 많이 보일 뿐, 많은 잠자리들이 숲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숲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큰 품이다.

 

[가시측범잠자리]

 

봄도 익고 있다.

가치측범잠자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중간밀잠자리도 조금 있다 짝짓기를 할 것이다. 봄과 여름 사이에 잠자리가 날고 있다.

 

[가시측범잠자리 짝짓기]

 

[중간밀잠자리]

 

 

 

옥산산성 우물터에 산개구리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입을 멀려서 햇살에 떠 오른 유기물을 먹고 있다. 개구리가 되었을 쯤,  옥산산성 산개구리 축제를 열어야겠다.

 

 

각시메뚜기다. 한 겨울을 성충으로 월동을 하고 봄 햇살을 즐기고 있다. 숲을 걸어가면 발걸음에 놀래서 풀숲으로 날아가 숨기 바쁘다. ㅎㅎ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궁금해졌다. 단계별로 정리해 보았다.

 

솔방울이 날아 왔다. 바람에 날아 왔을까? 이유는 알 수 없다. 사람이 소나무를 심었을 수도 있다. 솔방울은 소나무 씨앗이 아니다. 솔방울 안에 작은 씨앗이 있다.

 

 

솔방울 아랫쪽에서 솔방울 속을 관찰해 보면 작은 솔방울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 솔방울이 벌어지는 이유는 솔방울 안에 있는 씨앗을 밖으로 탈출시키기 위해서다. 아래 사진의 흰색이 보이나요? 이것이 솔방울 씨앗이다.

 

 

자에 올려 보았다. 4-5mm정도 된다. 씨앗을 보면 늘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은 씨앗이 큰 소나무가 된다는 사실이 머리 속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다. 생명이란 두렵고 위대하다. 씨앗은 더욱 더 신비롭다.

 

 

 

솔방울과 솔방울 씨앗을 함께 놓아 보았다. 솔방울은 우락부락 까칠하게 생겼는데 속에 품은 씨앗은 새초롬하게 곱다. ㅎㅎ 속과 겉이 다른 차도남같다.

 

 

 

 

둘레에서 올해 세상으로 고개를 내민 소나무를 찾았다. 아직 소나무 씨앗을 이고 있는 귀여운 소나무를 만났다.  기도하는 손 모양이다. 다른 숲 책에서 이 모습을 본적이 있는데 그 때는 이것이 소나무 씨앗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석이나 설명하는 글에서 분명히 소나무라고 설명을 했을 텐데, 그 때 그 주석을 읽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그 때 그 주석을 읽었다면 이 모습을 본 감동이 훨씬 작았을 것이다.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확인했다. 이 위대한 숲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의 숲에 머물지 않고 세월은 새로운 숲을 또 만들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숲은 세상 사람들을 품고 속삭이고 있다.

 

 

 

쿵쿵쿵 호기심은 전염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