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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밭(생태놀이)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6. 내 나무는 어떻게 생겼을까?

'표현은 대단한 용기와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Since 1999 호기심은 전염병 하늘강이야기

 

 

 

  책 한 권과 종이 한 장을 들고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에 올랐다. 아이들과 저번 주에 자기가 선택한 나무를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출발하기 전에 교실에서 '생태화가'라는 활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몇 몇 예시작품을 보여 주었다.

  " 우와 정말로 초등학교 3학년이 그린것 맞나요?"

   아이들이 물음표를 달았다.

  "생태화가란'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표현하는 활동이야"

  "용기가 필요하지"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에 아이들이 웃었다.

  " 나중에 그림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어. 누가 용기가 필요한지, 누가 참을성이 없는지, 누가 집중력이 있는지"

  아이들이 또 웃었다.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이 질문과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선생님 종이가 너무 작아요?"

  " 선생님 전부 다 그려요"

  " 선생님 다른 나무도 그려요"

  " 선생님 .....?"

  아이들이 끊이 없이 묻는다.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메세지다.

  " 오늘은 자기 나무를 보고 그림을 그대로 표현하는 시간이야"

  " 보이는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면 좋겠어"

  " 오늘은 여러분 나무만 정확하게 표현 해 주세요. 둘레의 모습은 생략해"

  " 여러분이 자기 나무에서 본 것을 표현하면 됩니다. 단 거짓없이"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말과 언어 행동 그림등으로 비늘을 만들고 그 속에 있다. 오늘은 아이들 생각을 그림이라는 비늘을 통해서 만나는 날이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호기심의 똥꾸를 찌르는 의식을 했다

 

 

다른 학년과 반들이 바똥솔의 자기 나무 정하기 활동을 했다.

소나무들에 멋진 이름표와 이름이 달려 있다.

어떤 나무에는 주인이 2명이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이름표를 누군가 끈으로 꼭 묶어 두었다.

 

 

 

아이들이 자기 나무을 찾아 갔다.

각양 각색의 모습으로 자기 나무를 보기 시작했다.

누워서

앉아서

바위 위에서

아이들이 자기 나름대로 즐기고 집중했다.

 

 

   대략 60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자기 나무를 표현했다. 집중을 못하고 여기 저기를 뛰어 다니면서 노는 아이들도 있다. 누군가는 집중해서 보고 표현했다.

소나무를 어떻게 보고 표현했을까? 궁금하다. ㅎㅎ

어떻게 표현 되었을까? 아이들 그림은 어른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표한 매력이 있다.

 

 

본다고 다 보이는게 아니다. 본다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다. 게다가 표현한다는 것은 더 특별한 능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보이지 않으면 표현하지 못한다. 표현 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몇 몇 아이들은 소나무의 거친 표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애를 썼다.

몇 몇 아이들은 솔잎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

몇 몇 아이들은  솔방울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몇 몇 아이들은 소나무 가지들이 뻗어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아이들은 소나무의 거친 표면과 솔잎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표현하는데 두려워했다.

거칠다는 느낌을 자기가 알고 있는 머리속의 방식으로 표현했다.솔잎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무엇인가를 보면 본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그것을 판단해서 머리속에 들어 있는 정보로 표현한다.

본 것을 판단하고 그것을 표현한다. 판단의 과정에서 두려움 때문에 위축되고 타협한다.

 

다음 미술 시간에는 부분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볼 생각이다.

솔방울이나 솔잎 모습, 혹은 나무 가지만 표현하기 등으로 좁혀 볼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솔방울의 정확한 모습을

솔잎의 정확한 모습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겠다.

 

좁고 깊은 눈, 가끔 둘레의 자연을 만날 때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눈빛이다.

 

쿵쿵쿵 호기심은 전염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