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사마귀는 왜 길을 가로 막을까?
Since 1999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하늘강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을 걸었다.
떨어지는 낙엽들이 지나가 세월과 변하고 있는 시간들을 증명한다.
길 가운데를 사마귀가 가로 막고 있다.
좀사마귀다.
정확하게 말하면 좀사마귀 암컷
어디 돌 아래 산란은 했을까?
짝은 찾아 나선 걸음인지
짝과 헤어지고 나온 걸음인지 분간이 안 된다.
아직 배가 약간 볼록한 것이 아리송송하다.
늦은 가을 사마귀들이 양지 바른 곳에서 발견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햇살이 잘 들고 있는 곳을 산란장으로 이용한다.
햇살이 잘 드는 나무 가지
해살에 잘 받은 돌아래에 좀사마귀는 알을 낳는다.
사마귀도 가는 세월아 두렵다.
어제는 입동, 겨울도 맨 얼굴로 우리 옆에 와 있고
겨울은 차갑고 냉정한 모습으로 화장하고 다가 올 것이다.
사마귀들은 겨울이 화장한 얼굴을 보지 못한다.
다만 겨울이 차갑고 냉하게 화장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알들이 겨울의 맨 얼굴을 이겨 내도록
튼튼한 알집을 만들고 알을 낳는다.
오늘 만난 좀사마귀도 겨울의 맨 얼굴을 걱정하며
길 한 가운데서 햇살을 받고 있다.
햇살의 온기,
그 온기에 힘을 얻고 11월을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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