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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양서류와 인연만들기

경남양서류네트워크에 ‘관심’의 잔뿌리가 돋아났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에 관심의 잔뿌리가 돋아났다.

 

  봄이다. 뚝뚝 떨어진 봄비 따라 초록 물감들이 번지고 있다. 초록 물감 속에서는 쑥, 광대나물, 개불알풀, 냉이가 마른 잎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일어섰다. 잎을 펼치고 더 높이 쑥 솟아올라 봄바람 따라 출렁이는 일만 남았다. 마른 잎들을 덮고 한 겨울을 이겨냈는데 사람보다 일찍 겨울 잠자리를 정리하는 모양이다.

 

봄의 첫머리는 겨울맛이 난다. 겨울 맛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도 편안한 이유는 쌀쌀하지만 얼굴에 스쳐가는 바람들이 독한 맛이 없다. ‘꽃샘추위라는 말은 봄이 가져다주는 여유를 듬뿍 담은 봄 속 겨울 맛에 대한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사진1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상징 도안

 

 

 

  봄의 첫머리에서 새로운 이부자리를 준비했다. 4회째 맞이한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워크숍이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경남 권역의 양서류에 대한 보존을 위한 기본적 생각들과 행동을 제안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민네트워크 모임이다. 전국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한국양서류보존네트워크라고 말한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한국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쯤 경남권역에서 일부 논의 되었던 경남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를 2013년부터 경남양서류네트워크로 이름을 정했다. 이 활동의 중심에는 환경과생명을지키는 경남교사모임의 선생님들의 열정이 담겨 있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단체에서 오셨다. 경남의 지붕 거창에서 거창푸른산내들, 경남수목원숲해설가 6기 모임, K-ECO연구소 활동가들,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자연해설가 모임, 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해설가 분들, 창원아이쿱, 김해아이쿱,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 교사모임 선생님들, 황새들의 아버지 도연스님, 아이들을 손을 잡고 온 어머니, 경남환생교 선생님들, 무지돌이 마을 주민들, 양서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신 시민들, 선생님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교 학생들, 워크숍을 후원해 주신 람사르 재단 이찬우 박사님과 지원팀들,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분들이 자리를 빛내 주셨다. 들고 난 분들을 모두 합치면 약 80여분이 된다.

 

 

 

  부족한 점이 많은 자리였는데 열정과 배려들로 부족한 부분들을 메웠다. 좁은 공간은 자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양보하면서 채웠고, 부족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의자들이 준비되지만 부족했다. 자료집이 너무 일찍 동이 나서 모두들 아쉬워했다. 자료로 보관해야 할 내 자료집도에 중간에 사라졌다. 꼭 필요한 사람이 가졌다고 생각을 한다. 더 많은 분들이 필요로 했는데 아쉽고 미안할 뿐이다. 하우영선생님은 119소방대원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다. 워크숍참여를 위하여 23일의 휴가를 포기하고 하루 외출을 선택했다. 대단한 뚝심이다.

 

  모든 것들이 부족해 보이는 자리였지만 채우고 남은 것들이 있었다. 4꼭지로 이루어진 발표 내용들이다. 첫발표는 양서류교육활동과 경남양서류네트워크로라는 주제로 경남양서류네트워크의 최근 활동 결과 2015년도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지리산 물두꺼비와 합천 금개구리에 대한 정보를 일반화하고 공유하는 활동이다.

 

 

사진4 첫 번째 꼭지 발표 모습

 

 

  두 번째 발표 한산중학교 이충영선생님이 과학 탐구 동아리 한비야 동아리와 했던 양서류 조사 활동이다. 지역의 생태계를 직접 조사하고 지역주민들을 만나서 자료를 기록한 모습들이 작은 감동을 주었다. 이순신 장군이 먼 옛날 들었던 개구리 소리들을 중학교 학생들이 정리한 샘이다.

 

 

 

 

<사진5. 2번째 한산도 양서류 서식 분포 발표>

 

 

  세 번째 꼭지는 청주에서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오고 있는 신경아(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님을 초청해서 양서류의 모니터링 방법에 대한 경험을 들었다. 언제 듣더라고 현장의 이야기는 땀 냄새가 나서 좋다. 현장에서 기록한 다양한 양서류 활동 사진들과 결과들이 참가자들의 열정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사진 6 세 번째 꼭지발표 한국의 양서류의 생태와 특징>

 

 

  마지막 꼭지는 금개구리 복원을 주제로 학위를 받은 라남용박사(전남대)으로 금개구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들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금개구리의 행동 방식과 하루 동안 이동거리가 10m 내외로 알려져 있다. 이 결과들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금개구리 보전을 위해서는 습지 주변의 토양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는 말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학문적인 용어와 자료의 수집 분석 방법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서류에 대한 연구 방법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진 7 네 번째 발표 우리나의 양서류와 파충류 금개구리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더 긴 발표가 이어졌다. 늦은 점심을 먹기 전 워크숍을 축하해 주기 위한 작은 음악회를 무지돌이 마을에서 준비해 주셨다. 등대지기 음악에 맞추어서 톱날 연주를 지역 주민이 해주었다. 톱 소리에서 울려 나오는 작은 음악들이 작은 울림이 되었다. 방문한 참가자들을 위한 마을의 작은 배려에 많은 참가자들이 놀랐고, 놀란 만큼 감동을 주었다.

 

  점심시간에는 또 한 번 미안한 모습들이 발생했다. 참가자들이 너무 많아서 밥과 반찬이 동나기 시작했다. 밥을 해주시는 할머니들이 미안해서 안절부절 했다.

할머니 괜찮습니다. 저희들이 죄송합니다.

뭐라 카노, 밥 묵으로 온 사람들 밥과 반찬을 못 챙겨 주어서 우리가 미안하재

이 소리를 듣는 순간 할머니들의 여유와 맘 씀씀이에 맘이 울렁거렸다. 점심은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로 지역민들이 만든 감칠맛 나는 지역 음식이었다. 무지돌이 마을이 경남을 대표하는 생태마을 공동체로 성장하는 힘들을 확인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진8. 야외 모니터링 활동 모습>

 

 

 

 

<사진9. 야외 현장 조사 모니터링 모습

 

  점식 식사 후에 무지돌이마을 위쪽 저수지로 현장 모니터링을 했다. 저수지 주변에서 북방산개구리들이 산란을 위한 노래 소리가 들렸다. 논두렁 물이 타고 흐르는 공간에는 북방산개구리 알집과 도롱뇽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모습을 아이들이 먼저 발견하고 달려 왔다. 앞에 내린 비의 유혹에 논 가장자리에 개구리들이 알들을 낳았는데 물이 말라 수 많은 알들이 말라 죽기 직전이었다. 개구리 알의 최대의 천적은 건조와 가뭄이다. 우산초등학교 초록기자단 학생들이 발견하고 고사리 손으로 보다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활동을 했다. 주변에 오셨던 분들도 자연스럽게 참가를 해서 학생들을 도왔다. 거창산내들 이순정 선생님이 작은 통을 구해 와서 담았다. 이순정선생님의 적극성과 열정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뜨겁고 따듯하다. 물이 마르지 않는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 주었다. 모두 건강한 개구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 10. 건조로 말라 붙은 알을 옮기는 우산초등학교 학생들>

 

<사진 10-1 건조로 말라 붙은 북방산개구리 알집>

 

 

 

 

 

 

 

<사진 11 건조해진 알들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양서류네트워크 회원들>

 

  많은 분들이 감사의 말을 전해 왔다. 다음에 더 좋은 활동 주제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의 말들도 해주셨다. ‘관심을 가지고 참여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내가 해야 하는데 먼저 인사를 받았다. 양서류에 대한 관심도 뚝뚝 떨어진 봄비를 맞고 초록빛으로 번지고 있다. 초록빛 속에서 어떤 꽃이 돋아 나고, 어떤 열매가 피고 질지 궁금하다. 민들레 씨앗을 품었던 강아지똥처럼 경남양서류워크숍이 소중한 거름이 되어가고 있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에 잔뿌리가 돋아 날 것 같다. 첫 번째 잔뿌리 이름은 관심. 감사합니다.

 

 

<사진 12 4회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야외 모니터링 참가자 단체사진>

 

 

 

이 글은 국립습지센터에 블로그로 제공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