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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들고 떠난 소매물도 소풍길의 추억

  주말에 또 비가 온다. 저번 주에는 심한 바람이 불었고 파도가 높았다. 남부면 저구항에 도착했을 때는 마지막 배가 소매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타면 아이들과 갈 수는 있었다. 11시 30분에 출발하면 도착하면 12시 10분, 소매물도 뒤쪽 산을 넘는데 30분, 조사 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14시 20분 배로 나와야 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다. 바람도 심하고 위험한 뱃길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사마귀 원정대'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돌아 서야 했다.

 

 

  소매물도로 향한 하늘강 아이들은 '사마귀 원정대'가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1월 3일 아이들과 소매물도로 소풍을 갔었다. 하늘강 아이들은 소풍길에 특별한 준비물들이 있었다. 잠자리채와 채집통이었다. 소매물도에 도착하자 마자 아이들과 소매물도에서 곤충들을 조사했다.

 

 

 

 

 

명사초등학교에서 만난 강아지똥들이다. 사람들은 땅의 기운을 닮고 살아가는데 아이들의 영혼은 신보다 맑고 찰랑찰랑 물소리가 났다.

 

운 좋게 등대섬을 건널 수 있었는데 바다가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아이들이 고둥을 잡아 와서 물었다.

"이게 뭐예요?"

" 눈알고둥이야"

"네?"

"눈동자와 조금 닮지 않았니?"

"ㅎㅎ"

그 때 혜빈이의 목소리가 사진 속에서 들린다.

 

 

 

 

 

 

 

소매물도에 갔어도 모든 사람이 등대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 때가 맞아야 한다.

아이들은 무사히 소매물도의 등대섬에 오를 수 있었다.  소매물도 오르기 전에 채집망을 하늘로 들고 있는 하늘강 공주님 얼굴에 묘한 감정이 보인다.

 

 

 

 

 

 

등대섬에 무사히 올랐다.  등대섬에 오르면 초지대가 섬이 입은 유일한 옷이다.  이 초지대에 항라사마귀가 살고 있다. 항라사마귀는 전국적으로 분포를 하지만 서식 장소가 좁다는 특징이있다.

 

 

 

 

 

 

 

 

 초지대에서 아이들과 곤충들을 잡았다. 방아깨비와 섬서구메뚜기도 잡혔다. 소매물도에는 풀무치가 사는데 내가 처음 풀무치를 잡은 곳도 소매물도다. 채집통 안에 들어 있는 공주님의 얼굴에 심술이 가득하다.

 

 

 

 

 

사진 속에서 반가운 사마귀 한마리를 발견했다. 역시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항라사마귀를 10월 말경에 소매물도 사전 답사가서 잡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보니 항라사마귀다. 항라사마귀를 잡은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처음 이 사마귀를 잡았을 때 참 흥분했었다. 사마귀를 분류하는 가슴 무늬가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서식하는 사마귀들과 달랐다. 자원관 태우 행님에게 사진을 보내고 '혹시 신종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혼자 즐거웠다.

 

 

 

 

 

 

 

  결과는 항라사마귀였다. 가끔은 가슴무늬의 변이가 나타나는데 '변이'라고 했다. ㅎㅎ 늘 흥분하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다시 흥분하고, 아이들과 생태 탐구 활동을 하면서 가슴 속은 이렇게 오유월 소낙비 왔다가 거치듯이 변한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에게 이 사진들을 보여 주어야 겠다. 아이들 손에 항라사마귀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을을 주어야 겠다. 소매물도에서 사마귀 원정대가 항라사마귀를 잡으면 사진 속 아이 얼굴처럼 눈이 똥그랗게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