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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긴꼬리투구새우와 인연만들기

내 삶의 밑 글씨 긴꼬리투구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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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 출판 기념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꿈 첫날

 

세상을 품은 큰강아지똥

 


 꿈을 나누었다. 먼 훗날  몇 개의 씨앗은 품은 사람의 온기를 먹고 세상으로 고개를 내민다. 그 꿈을 꾸는 첫날이다.

 

 


 25년 만에 나온 긴꼬리투구새우 책

 

 

  1992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긴꼬리투구새우가 확인된 후 25년에 책이 나왔다. 다양한 책이 공존하는 일본에서 투구새우 책은 2종류가 있다. 1998년에 긴꼬리투구새우의 생태를 소개하는 보급용 아동 도서 수준의 책, 다른 한 권은 투구새우 연구 결과를 종합 정리한 책이다. 2000년도에 나왔서  2002년에 2쇄를 찍었다. 지금 나온 책은 2권의 책 중간 수준을 다루고 있다. 더 깊은 연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더 멋진 책이 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국내 투구새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현태 선생님의 국내 긴꼬리투구새우 유전자 분석 결과는 하나의 답이 아니리 큰 물음표를 만들었다. 첫째 국내 투구새우 유전자 분석 결과 미국투구새우와 같은 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미국의 긴꼬리투구새우가 국내로 유입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유입이 되었다면 어떻게 유입되었고, 어떻게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는지 밝혀야 한다. 

 

  셋째 국내 서식하고 있는 아시아투구새우에 대한 연구다. 국내 아시아투구새우의 서식 유무도 김현태 선생님의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 나왔다.  최초의 아시아투구새우 서식 확인이다. 아쉽게도 올해 아시아투구새우가 발생했던 지역에서 투구새우가 발생하지 않았다.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는 아시아에 분포하는 아시아투구새우가 분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국내 긴꼬리투구새우 연구를 위해서 진행되어야 할 다음 주제들이다. 누가 어떻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 갈까?

 


자연과생태 출판사는 가치를 판다.

 

 출판사가 ‘자연과 생태’다.  책 제안을 받았을 때 20층 높이에서 떨어진 유리창이 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났다. 자연과 생태의 책들은 내가 보는 그림책이고 일기장이다. 자연과 생태의 책들을 보면서 늘 난 상상했고 호기심을 다듬고 색칠했다.

 

 

 

 

 학위도 없는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책을 내자는 제안은 자연과 생태가 꿈꾸는 세상과 가치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다. 자연과 생태가 꿈꾸는 세상 한 조각을 나에게 주었다. 특별한 경험 특별한 축복이다.

 

 

 

 독자인 입장에서 자연과 생태 출판사의 책은 특별하다. 새로운 책을 만날 때 마다 책을 산 것이 아니라 가치를 샀다는 느낌을 받는다.
 “ 한국 물벼룩 책이 나올 것 같아요”
 “ 우리 나라 거머리 책을 내고 싶었지만 아쉽게 잘 안 되네요?”
  전날 만나서 조영권 편집장님과 나눈 대화 일부다.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가슴은 환해졌지만, 책의 주제들은 자본과는 거리가 멀다.  자연가 생태 출판사의 책은  ‘누구에 팔 것인가?’라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책이 필요한가?’는 질문 답하며 책을 만든다. 그 씨앗에 담긴 가치, 그 가치 때문에 세상을 더 촘촘하게 변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첫날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첫날 아침, 오늘은 생태작가로서 꿈을 다지고 확인하는 날이다. 최근 20여 년 동안 우리 나라에서 다양한 관심 전문가들이 성장했다. 현장의 많은 분이 자기의 생각과 배움을 책으로 담고 싶어 한다. 오늘 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 출판 기념으로 그 분들의 꿈을 응원한다.  50여 분을 초대했는데 부산 함양 등 경남 각지에서 60여 분 이상이 오셨다. 중요 강의 나눔 주제는 생태 책을 만드는 과정과 준비 과정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자연과 생태 조영권 편집장님과 대학교 학생의 나이에 한국의 개미 도감을 저자 동민수, 긴꼬리투구새우 이야기다.

 

 

 

책에는 원석이 있다.

 

 첫 이야기는 조영권 편집장님이 풀었다. 편집자와 저자와의 관계, 편집권, 복잡하고 어려운 퇴고 과정, 한권의 책을 만들 때마다 삼천만원 정도의 경비를 동반한다는 사실,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현실, 책 만들기의 수익 구조와 분배 원칙들을 솔직하게 풀어 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좋은 책의 원석이라는 말이다. 자원과 생태가 지향하는 책 철학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자연과 생태 출판사의 책들이 반짝이는 이유를 알았다. 자연과 생태 책은 찬란하고 반짝이는 것을 담아 파는 곳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원석을 발견해서 반짝이에 만든다.

 


생태연구계의 방탄소년단 동민수

 

 개미를 연구하는 아이, 곤충 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후 페북에서 활동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린 나이지만 연구 방법과 내용이 깊고 넓다. 그런데 ‘한국 개미’라는 도감을 대학교 학사 과정에 있는 학생이 출판 했다. 어떤 아이일까? 궁금했는데 이번 발표를 들으면서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었다.

 

 텐트와 노숙, 초코파이 6박스와 얼어붙은 밥 6인분, 그리고 김치. 얼마나 개미에 몰입했는지 알 수 있는 단어들이다. 신은 동민수님에게 정말 특별한 능력을 선물했다.

 

 

 

 우리 나라 다음 세대를 이어갈 대한민국의 미래다. 광석이 말처럼 생태 연구계 방탄 소년단이다. 지금 나이 22살, 민수는 20년 후 무엇을 연구하고 있을까? 차랑차랑한 민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책이 얼마나 위대한 호기심 덩어리인지 배웠다. 

 

 

 

 


광석이가 부른 노래는 가슴에서 끝나지 않는다.

 

 출판 기념회를 겸한 자리다. 많은 분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캔디 누님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물, 모든 분들의 선물이 다 가슴에 남았지만 광석이의 선물은 특별하다. 오광석 선생님은  현장에서 존경하는 선생님이자 친구이자 동무다. 생명을 품고 살아가는 물웅덩이다.

 

 

  친구를 축하해주기 위해서 기타 노래 연주를 했다. 노래 소리를 듣는 내내 가슴에서 쿵쿵 소리가 났다. 광석이는 맘으로 노래했고  맘 속에 진정한 축하와 기쁨을 담았다. 고맙다. 그 노래 소리가 가슴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 삶의 밑 글씨 긴꼬리투구새우

 

글씨가 모나고 못난이다. 가끔 경필쓰기를 하면서 글씨를 다듬다가 밑 글씨의 고마움을 발견했다. 결혼기념일에 낙타를 위해 시를 짓고 손 글씨로 적어 보냈다. 제목이 ‘밑 글씨’다.
 

 

밑 글씨

 

글씨가 모나고 비뚤비뚤합니다.

바른 글씨를 따라 쓰고 있지만 여전히 모납니다.

 

바른 글씨를 따라 쓰다 보니

진한 바른 글씨 아래표 나지 않는 밑 글씨가 고맙습니다

밑글을 따라 쓰다 보니 모난 글씨가 다듬어집니다.

 

당신은 내 삶의 밑 글씨 같습니다.

모난 내 삶못난 내 삶을바르고 잡아 주고 있습니다.

 

당신의 밑 글씨 위에 내 삶을 쓰는 동안

모난 내 글씨만 진해서 미안합니다.

 

 

 내 삶을 위해 가장 노력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낙타다. 낙타는 나를 등에 업고 뜨거운 사막을 건너고 있다. 

 

 

 

  삶의 밑 글씨는 또 있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경남교사 모임이다.  큰 물웅덩이로 늘 안아 주는 김덕성, 노영도, 김인성선생님, 늘 새운 가치와 신념을 가르쳐 주시는 이인식 선생님, 세상 끝에서 찬바람을 등에 지고 웃고 있는 윤병렬 선생님, 세상의 큰 벽과 마주서서 뒷모습만 보여주는 정대수 형님, 빛나는 돌 동무 광석이, 그리고 사랑하는 후배님들과 존경하는 환생교 선배님들. 돌아보니 그분들이 모난 내 삶을 잡아 주는 밑글씨다.

 

  밑 글씨 하나  더 있다. 늘 나와 함께 많은 일을 하는 하늘강 동아리 아이들, 그 아이들이 긴꼬리투구새우를 발견해서 나에게 위대한 물음표를 선물했다.  긴꼬리투구새우는 내 삶의 밑글씨다. 이 밑 글씨를 따라 적으면서 개구리를 만났고 잠자리와 물고기를 잡았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도, 거제환경교육네트워크도, 바람의 똥꾸를 찌른 솔숲도 모두가 여기서 나온 씨눈이다.

 

 

점 하나 또는 별 하나 

 

  내 삶에서도 ‘출판기념회’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궁리시렁거리는 일이 일어났다. 생태 강의를 할 때마다 ‘책에 담을 것입니다’라고 사족처럼 말했다. 이 말은 나에게 던지는 다짐이었는데 이 다짐이 세상에 점이 되었다.

 

 누군가 그 점을 ‘별’이라고 말했다. 흰 바탕 위의 까만 점이나, 까만 바탕 위의 밝은 점이나 모두 점이다. ‘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 책은 내 삶을 채운 세상의 한 점이다. 긴꼬리투구새우는 자연으로 낸 첫 번째 창문이고 작지만 위대한 물음표다.

 

  첫날 많은 다짐을 하는데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 소중한 분들과 행복한 첫날을 보냈고 그 분들 말처럼 난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