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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기에 소중한 생물들의 친구/잠자리와 인연 만들기

'은둔 자객 대모잠자리' 당신은 낭만파인가요?

'모든 길은 이어져 있다' 누군가 위로로 삼는 말일까?

누군가를 위로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말일까?

 

 

생태학과는 거리가 먼 나지만

2004년부터 잠자리와 인연이 만들어졌다.

10여년 세월 속에 잠자리가 날고 있다. 

 

 

 

 

천천히 둑방길을 걸어 갔다.

멀리서 검정색 잠자리가 보인다.

대모다.

대모잠자리(Libellula angelina Selys,1883)

 

수식어가 요란하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종(SN)이다.

우리 나라에서 보호하고 있는 보호종이다.

 

 

 

 

저지대 식물 퇴적층이 많은 곳에 산다.

쉬운 말로 풀이하면 조금 오래 된 습지나 둠벙에서 관찰되는 종이다.

발생 지역이 지엽적인 특징을 보인다.

 

거제도에서는 관찰 되지 않았다.

합천에서 처음 만났다.

 

 

 

 

휙 휙 날아가는 대모를 향해 연사를 날렸다.

정말 멋지게 비행샷을 잡는 고수들이 많이 있지만

기계치인 나에게는 무리다.

 

 

 

날아 가다가 가지 위에 앉았다.

자객이다.

검정색 색에서 자객의 냄새가 난다. 

검정색 몸 옷에

날개에는 특별한 무늬까지 새겼다.

문신같다.

 

잠자리가 주변색과 어울리는 특징이 있는데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검정색 몸색은 주변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혹시 낭만파라서 주변의 시선과는 상관 없는 것일까?

은둔 자객의 이미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대모를 보고 있으니 잠자리 함께한 인연들이 생각난다.

잠자리들에게 날개를 달아 준 자사님

늘 큰 웃음으로 여유를 갖게 해주는 오대산님

늦은 밤 공동묘지를 밟고 다녔던  태우행님  

한국 파르브 반디님

생태 사진 예술가 하늘소님

반짝 반짝 빛나는 고운 모습을 담았던 크리스탈 누님

정말로 위대한 채집 본능을 가진 홍균님

의사선생님도 잠자리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박사님

뜨거운 열정으로 날아 올랐던 홍이

 

그립다. ㅎㅎ

열정이 그리운 것일까?

잘 모르겠다.

 

 

 

작찟기를 하고 있다.

앉아서 관찰해 보니 정말로 전쟁터다.

작찟기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다른 수컷들이 달려 들었다.

역시 자객이다.

투쟁 본능이 있는 종족이다.

 

 

 

 

습지에 물이 오르고 있다.

습지의 수많은 생물들도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라는 말에 위로를 받거나

위로를 하면서 자기 삶들을 채우고 있다.

 

들판에 나와서야 겸손함을 배운다.

지금 서 있는 곳이 내 길인 모양이다. ^^

 

쿵쿵쿵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Since 1999 하늘강. 2015. 5.9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