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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희망이 흐르는 교육/쿵쿵쿵 교육이야기

한 뼘 옆에 앉아 맘 속 똥 눈 날

맘 똥 가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Since 1999 세상을 품은 큰강아지똥

 

 

한 뼘 옆에 그냥 앉아 있는 것

불편함을 숨기고 그 사람 행동과 말을 받아 주는 것

지켜야 할 사람에게 우리는 이렇게 다가 간다.

부모님이

사랑하는 애인이

진정한 친구가 이렇게 우리 옆에 앉아 있다.

 

학생들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또 있다.

교사다.

교사는 부모처럼 애인처럼 아이들 한 뼘 옆에 앉아 있다.

다른 점은 항상 한 뼘 옆에 앉아 있을 수 없다.

 

 

찜질방에 아이들과 3번째 왔다.

아이와 깨끗하게 목욕을 시켜 주면 찜질방 온기가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 준다.

아이들 한 뼘 옆에 앉았다.

옆에 앉아서 무엇을 했을까?

 

 

 

 

아이 손을 잡았다.

손은 참 이상하다.

손을 잡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어떤 손은 차갑고 가시 같다. 

어떤 손은 부드럽고 감정이 흘러 넘친다.

그냥 평범해 보였는데 잡아 보면 매끈하고 윤이나는 손도 있다. 

불안과 초초함에 손에서 심장 소리를 내는 손도 있다. 

아이는 내 손을 어떻게 느꼈을까?

 

자신을 확인하고 동의를 받는 것은 옆에 있는 있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 넌 괜찮은 아이야"

 " 넌 그런 행동 할 때 꼭 주먹을 쥐고 너를 표현하더라"

 

 

순간 순간 감정이 얼마나 전달 되었는지 확인한다.

" 엄마가 100점이면 선생님은 몇 점이야?"

" 99점요"

" 지금 말 선생님은 평생 안 잊을거야"

단 몇 초동안의 진실일 것이다. 연기처럼 사라지기 전에 사진처럼 스캔해서 정리한다. 

 

혹시나 하는 맘에서  미래에 대한 다짐도 한다.

따뜻함은 얼음처럼 굳지 않는다.  그래서 약속을 한다.

 " 20년 후에 커피 1박스 사 준다고 했다"

 " 20년 후에 선생님 어디에 있어요"

 "몰라"

 "니가  찾아 올 것이라고 믿어"

'약속'은 지금의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는 씨앗이다.

 

 

 

'맘도 똥을 눈다'

욕하고 싶은 것, 화내고 싶은 것, 때리고 싶은 맘이 똥이다.

맘 속 똥도 색깔 냄새 모양이 다양하다.

똥 오줌을 연습 하면서 가리듯, 맘 똥도 연습을 통해 가리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 때문에 괴롭다면 '그렇게 하지마, 기분 나빠'

그래도 계속하면 '계속하면 선생님께 말 할 거야'

그래도 계속하면 '선생님 이렇게 못하게 해 주세요' 라고 말하면 된다.

" 주먹을 쥐거나, 때리거나, 하는 짓은 절대 하지마"

 

똥과 맘 속 똥은 공통점이 많다.

냄새가 고약하고 배출해야 할 곳이 분명하다.

 

맘 속 똥을 완벽하게 가리는 사람이 있을까?

왜 난 넌  맘 속 똥을 그렇게 못 가릴까?

'맘 속 똥은 평생 가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고약한 똥'이다.

아이의 맘 속 똥을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이 교사다.

 

 

 

맘 속 소리 한 마디를 정확게 전달하기 위해서

맘 속 소리 한 마디를 듣기 위해서 

몇 시간을 몇 일을 혹은 몇 년을

아이들 한 뼘 옆에서 '감내'하고 앉아 있어야 한다.

아이들 한 뼘 옆에 앉았다가 이제 일어 났다.

맘 속 독은 참 독하고 두렵다.

 

오늘때문에 맘 속 똥이 사라지거나 똥을 가리는 법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성숙이

세월이

그리고 가끔 우리가 배우는 공부라는 것이 

아이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맘 속 똥 냄새에 몸과 맘이 아프다.

기억하고 싶은

혹은 긴 시간 동안 몇 분 몇 마디로 맘 속 똥 냄새를 가렸다.

소박한 용기와 앉음 흔적, 먼 훗날에도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