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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신이 만든 최고 사냥꾼 사마귀와 동거일기

'사마귀와의 동거 727일' 중국 넓적배사마귀를 만나다.

 

사마귀와의 동거 727일( 9월 26일 화요일)

 중국의 넓적배사마귀를 만나다.

Since 1999 대한민국 생태교육 1번지 하늘강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신천에서 4일을 보내는 숙소가 산속이다. 금상첨화로 작은 호수도 있다. 산 속에 있는 호수, 개구리들과 잠자리가 있는 곳이다.

 

일정을 벗어 날 수는 없다. 다행인 것은 일정 중에 오전 시간이 빈 하루가 있다. 오전에 주변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산으로 가 볼까 궁리를 하다가 호주 주변 산책로를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남방계 고추잠자리와 밀잠자리가 눈 앞을 날고 있다.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를까? 표준 형태에서 다르게 표현하기로 아이들이 모양 바꾸기를 해도 저런 모양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신이 가진 창조력에 무한 감탄을 할 뿐이다.

 

눈이 번쩍, 호수가 나무에서 사마귀가 있다. 넓적배사마귀다. 암컷이다. 일본에서도 넓적배사마귀 알을 보았지만 실물을 만나지 못했다. 처음 만나는 외국 사마귀다.

 

 

 

크다. 강해 보인다첫 느낌이다. 사진을 몇 컷 찍었다. 채집통에 넣었다. 발버둥치며 손가락을 물었다. 밤에 먹이 활동을 하고 나무 가지 오르다가 잡혔다. 이방인의 손에 잡혔으니 억울한 맘이 오죽할까?

 

 

 

 

호수가에서 넓적배사마귀 알덩이도 발견했다. 올해 낳은 깨끗한 알이다. 우리나라 넓적배사마귀 알과 똑 같다.

 

 

호수를 따라서 쭉 걸었다. 사람들이 호주 주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 강아지와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걷는 사람들, 세상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 맘을 평화롭게 만들었다.

 

 

 

두 번째 만난 넓적배사마귀는 한 쪽 다리가 없다. 외발이다. 마지막 탈피 과정에서 다리 빼기에 실패한 모양이다. 그래도 당당하다. 눈빛도 강하다.

 

 

호수는 생각보다 컸다. 절반을 돌았을 쯤 나무 가지에서 쉬고 있는 또 다른 넓적배사마귀를 만났다. 반가웠다. 지금이 사마귀철이라서 사마귀들이 흔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맘 속으로는 좁쌀사마귀를 볼 수 있으며 좋겠다는 욕심을 냈다. 처음 넓적배사마귀를 만났을 때는 왕사마귀나 좀사마귀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모든 생물들에게 성장은 위험한 도전이다. 성공하면 댓가로 세상과 마주하지만 실패하면 새로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하게 살아가야 한다. 아니면 사라져야 한다. 사냥에서 중요한 다리를 잃은 넓적배사마귀를 보면서 많이 아리송송하다. 특별한 만남을 이렇게 몇 자로 정리하지만 맘이 짠하다.

 

중국사마귀를 정리하기 위해서 중국 도감을 보았다. 여름방학 때 선물 받은 도감이다. 중국의 곤충에 대한 정말로 일부의 정보를 담고 있다.  도감에는 19종의 중국사마귀 정보가 있다.

 

 

 

표본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처음 만났던 사마귀가 Hierodula chinensis Werner를 닮았다.  좀더 유심히 살펴야 했는데 아쉽다. 

 

 

두번째 만난 사마귀는 넓적베사마귀 Hierodula patellifera(Serville)가 맞다.  맘이 짠했는데, 만남은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는 힘이 되는 모양이다.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