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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시민과 함께 만든 숨구멍

탑포 관광 개발사업은 거제도 생태계 파괴의 모범 답안이다.

거제도 고유 생태계 심장을 도려 내는 탑포관광개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눈을 의심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야기 하는 시대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개발 사업 계획을 목격했다. 거제도 탑포관광개발사업이다.

 

 

 


100만평이다. 개발 면적이 감이 오지 않는다. 수학을 잘 하는 지인에게 축구장 크기로 환산을 해 달라고 했다. 연락이 왔다.

 

 "축구장 면적을 2223평으로 잡을 경우 축구장 약 450개의 면적입니다." 

  입이 쫙 벌어졌다. 축구장 450개 면적이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상상해 보니 더 참혹하다. 산도 생명이 있다. 산을 축구장 면적 450개 넓이로 개발 한다면 산의 숨통을 완벽하게 끊어버리는 잔혹한 학살이다. 산만 죽는 게 아니다. 산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다 죽는다.

 

 

 

 

 산이 죽는 이유가 너무나 천박하다. 거제 탑포관광단지 개발 사업의 3분의 1인 36만평은 27홀 골프장 개발 사업이다.  핵심 사업은 골프장 개발 사업이다. 대한민국에 골프장 지을 곳이 없어 산을 축구장 450개 넓이로 개발하고 그곳에 골프장을 짓는단 말인가.

 

 

 

탑포관광개발사업의 위치는 가히 충격적이다.  모든 것들을 돈으로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거제도에서 가장 외진 곳으로 보인다. 가장 교통량이 적은 곳이다.  인구 밀도도 낮다. 잡목이 우거진 숲이다. 산이라서 보상비용이 적은 곳이다. 주민들의 반대도 적을 것 같다. 좋은 풍광에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다. 산 넘어는 해금강 관광지구가 있어 골프도 치고 관광도 가능한 곳이다. 최소 투자로 최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생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 눈은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외진 곳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야생동식물이 지켜지는 곳이다. 교통량이 적어서 다행인 곳이다. 인구 밀도가 낮아서 자연에 대한 간섭이 가장 덜한 곳이다. 나무숲과 잡목이 아니라 원시림 상록활엽수림이다. 꽃, 나무, 곤충, 야생 동물 등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곳이다. 꼭 와야 할 곳이고 와서 감동을 받는 곳이다. 우리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다.

 

 

 거제도는 약 2300만 년 전 동해가 생기고 일본에 분리 되었을 쯤 한반도 내륙에서 떨어져 나와 섬이 되었다. 그 이후 자연 고유의 생태계를 품고 진화 발전해 오고 있다. 이러한 거제도 고유 생태계의 핵심인 독특한 상록활엽수림이 거제의 자연환경을 받치고 있다.

 

 

 지도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노자산과 가라산이다. 거제도 원시림이 위치한 곳이다. 원시 상록수림은 거제도의 속살이다. 거제도의 정절과 같다. 거제도 고유 생태계의 핵심을 가장 외진 곳으로 판단하고 개발하려고 한다. 거제도 고유 생태계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

 

  탑포관광개발사업은 골프장 개발을 위해서 거제도 고유 생태계의 심장을 도려내는 사업이다. 거제도가 개발 업자에게 속살을 팔아야 할 정도로 수준 이하의 곳이 되었단 말인가? 웃음이 나온다. 자연을 바라보는 수준의 너무 천박하다.

 

 

 

 

 

인적도 드물고, 풍광도 좋고, 주민들도 별로 없으니 개발의 최적지로 판단한 모양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소름이 돋는다. 이런 사업들을 상상하고 협의 한다는 자체가 거제도에 대한 모욕이다. 

 

 

  심한 모멸감을 감출 수 없다.  골프장이 생기고 개발된다면 광범위하게 거제도 생태계가 치명적으로 파괴된다. 그곳은 거제도 야생동식물들에게는 마지막 피난처다. 개발 예정지구 반대편 산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학동해수욕장과 해금강 관광지구가 있다. 화려한 네온 싸인, 여름날 쉼 없이 터지는 폭죽, 수없이 오고가는 자동차와 매연, 이곳을 피해서 수많은 생명들이 반대쪽 산으로 숨어 들 수밖에 없다. 그런 곳에 27홀의 화려한 골프장 조명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규모는 축구장 450개 규모다. 산의 절반, 그곳의 사면이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된다. 그 많은 야생동물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더 쉽게 생각해 보자. 캠핑장 불빛을 보고 수많은 곤충들이 날아온다. 그런데 그 불빛이 한반도 남부 생태계의 극단인 상록 활엽수림이 있는 곳이다. 이 숲 때문에 한반도 곤충생태계의 보고로 평가 받고 있다. 

 

 

 

 

 

 밤을 낮보다 더 환하게 밝히는 것이 골프장의 불빛이다. 27홀이나 되는 불빛이다. 축구장 크기의 450개 정도의 공간에 불빛이 있다. 얼마나 많은 곤충들이 강렬한 골프장 불빛과 개발 지구의 조명들을 향해서 날아올까? 또한 곤충들을 방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방재와 약들을 뿌려야 할까? 곤충 생태계에 치명적 교란이 불가피 해 보인다.

 

 

  환경 영향 평가서를 작성하는 분들은 이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평범한 시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개발 이후 이 모든 현상을 어떻게 기록하고 연구 할지 궁금하다.  27홀의 강력한 불빛이 4계절 내내 곤충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상록활엽수림 중앙에 있다. 불빛의 유혹에 수 억 마리의 곤충들이 날아 와 죽을 것이다. 거제도 고유생태계는 완전히 절단 날 수 밖에 없다.

 

 


 곤충 생태계가 파괴 된다면 치명적이 재앙들이 도미노처럼 일어 날 것이다. 다만 그것을 사람만이 감지 못할지 모른다.  곤충은 식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모든 생태계의 모세 혈관이다. 거제도의 모세 혈관이 막히고 끊어진다. 거제도가 가지는 위대한 생태학적 가치가 사라진다. 이 모든 것을 감당 해야 하는 것이 탑포관광개발 사업이다.

 

 


치욕스럽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말하고, 관광객 유치를 조선 산업 위기 극복 대안으로 거제시는 이야기 한다. 이것이 거제시가 바라는 관광산업의 유치라고 믿는 시민은 아무도 없다.  개발 업자가 이런 계획서를 가지고 왔다면 나라면 호통을 쳤을 것이다.


 

 

 

“ 거제시를 어떻게 알고 이따위 개발 사업서를 제출하느냐”

“ 거제시의 수준을 어떻게 알고 이런 사업서를 검토하라고 하는 것이냐”

“ 이 사업이 거제시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되느냐”

 휴일에도 목숨을 담보로 철탑에서 일하는 수많은 조선소 노동자들, 실직으로 가정이 파괴되고 빈곤으로 내 몰리는 거제 시민들, 거제도에 오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개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분명하다. 소수이고 가진 자이고 거제도 외부인이다.

 

 

 관광객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 순수한 자연을 마주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트레킹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탑포관광개발단지 사업은 시대와 시민들의 의식에 역행하는 지독한 자연 파괴 행위다.

 

 

 능력이 안 된다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 거제도 자연 경관을 그대로 두는 것은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지도자들에게 멋진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금의 모습들이 거제도가 훌륭한 정치 지도자를 가지지 못한 결과라면 더더욱 그렇다.

 

 

 골프장을 만들고 싶은 곳은 거제도 원시림이다.  탑포관광개발사업은 거제도 고유생태계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다. 만약 이 사업이 실행된다면 인간이 외부적으로 단절된 섬 생태계를 가장 완벽하게 파괴한 가장 모범적인 개발 사업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