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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99 하늘강이야기/지구 정복자 양서류 관찰 탐구 활동기

솔로 수컷 청개구리의 처절한 사랑가 '5단계' 표정 관리법

페북에서 주말에 김현태 선생님 수원청개구리를 만났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경남 권역에서도 약 10일 전부터 청개구리가 울고 있다. 청개구리나 수원청개구리나 비슷한 시점에서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사람들이 비슷한 시점에서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 참 재미있는 모습니다. 난 주말 밤에 논으로 청개구리를 만나로 갔었다.  어둠 속에서 소리를 더듬어 가면서 울고 있는 청개구리를 만났다.  다른 청개구리들보다 일찍 나와서 자리를 잡고 암컷을 부르는 수컷이다.

 

사랑을 차지 한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위대한 만큼 처절하게 깨져야 하고

깨진 만큼 얻을 수 있는게 사랑이다.

 

개구리는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개구리 소리 중에서 가장 큰 울음소리를 가진 개구리가 청개구리다. 

 

수컷끼리 울음소리고 경쟁을 한다.  자기 보다 큰 울음 소리로 우는 수컷을 만나면 소리가 작은 수컷은 자리를 피해서 도망을 가거나 우렁찬 수컷 소리를 듣고 다가 오는 암컷을 몰래 기다렸다가 가로채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본적이 있다.

 

 

얼마나 울었을까?

울음 주머니가 축쳐저 있다.

다가 가니 움음 소리를 낮춘다.

울음 소리를 멈추었다.

 

 

 

 

조용히 숨죽여 지켜 보았다.

사랑이 얼마 그리운지 얼마 참지 못하고

수컷이 울기 시작했다.

켁켁켁 켁켁켁

사랑하는 님을 위한 화려한 찬가다.

켁켁켁 켁켁켁

 

 

정말로 복스러운 울음 주머니다.

자기 몸통만한 울음 주머니를 만들고

힘차게 울고 있다.

밤 하늘을 가득 채우는 울음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상상이 간다.

엄층 큰 울음주머니다.

그 속에 공기가 들어 있다.

 

 

 

더 가까이서 사진을 담기 위해서 다리를 옮겼다.

그런데 헉.. 놀란 모양이다.

울음소리를 뚝 멈춘다.

내가 잡으려고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엄층난 경계다.

 

 

 

그리고 판단을 했다.

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게 생존이다.

살아야만 사랑도 얻을 수 있다.

 

몸을 급하게 낮추었다.

처절한 사랑가 여운일까?

부풀어 오른 울음 주머니가 목 밖으로 나왔다.

마치 턱 빠진 수컷 청개구리 같다.

온 몸을 바쳐서 사랑을 노래한 흔적이다.

 

봄 밤 켁켁켁 울고 있는 청개구리 울음 소리

 

꼭 사랑에 성공하렴.

 

 

 

 

4월17일 일요일 기록